최강ESG팀 - KT&G ESG기획팀·에너지환경부

[ESG 리뷰]
왼쪽부터 박운희 KT&G 에너지환경부 과장, 이경준 부장, 이희연 ESG기획팀장, 강두란 과장.사진=이승재 기자
왼쪽부터 박운희 KT&G 에너지환경부 과장, 이경준 부장, 이희연 ESG기획팀장, 강두란 과장.사진=이승재 기자
담배 회사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도전적인 과제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 중시로 ESG가 주목받으면서 소비자 건강에 부정적 산업군인 담배 산업을 둘러싼 오해가 더욱 깊어지는 듯했다. KT&G는 이때부터 비즈니스 전반에 지속 가능 경영 체계를 적극 도입하고 확대하기 시작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것이다.

KT&G는 2021년 기존 환경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2030 KT&G 그린 임팩트’라는 중·장기 비전을 수립했다. 주요 포인트는 스코프 3(공급망 등 총 외부 배출량)까지 확장한 환경 책임 이행,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따른 도전적 목표 설정 등이다. KT&G는 대부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스코프 3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를 달성하려면 현황 파악부터 지속적인 고도화까지 강력한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20년 10월 출범한 KT&G ESG기획팀은 스코프 3 관리를 위해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과 공급망 관리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스코프 3 배출량에 대한 제삼자 검증을 완료했다. 잎담배 농가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잎담배 농가는 잎담배 건조기 연료 저감 장치 보급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추가적 화학 비료 감축, 건조에 필요한 에너지 전환 등을 논의 중이다.

핵심 협력사와는 온실가스 배출량 인벤토리 구축과 에너지 진단, 재생에너지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STP(Sustainable Tobacco Programme)에도 가입했다. KT&G는 한국의 담배 업체 중 유일한 국산 잎담배 전량 구매 기업이다.

탄소 감축 목표도 재정비했다. 2021년 처음 수립한 목표는 내부 사업장 기준으로 SBTi의 2도 이하 시나리오 기준으로 설정됐다. 2022년 이를 1.5도시나리오 기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내부 탄소 가격제, 해외 공장으로 확대

KT&G 환경 경영의 비밀은 기업 내 에너지 관리 및 전략을 수립하는 전담 조직인 ‘에너지환경부’에 있다. ESG기획팀에 이어 출범한 에너지환경부는 내부 탄소 가격제, 전사 에너지 결산제 등 KT&G에 맞는 에너지 관리 정책과 환경 경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실제 실행까지 관리하고 있다.

KT&G는 2022년 3월 기후 변화 대응에 부합하는 투자 의사 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부 탄소 가격제를 도입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에너지 절감을 통한 효율화가 필수다. 현재 투자하는 에너지 비용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미래 비용까지 고려해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투자가 적절히 이뤄질 수 있다. 내부 탄소 가격제는 투자 시 예상되는 탄소 배출량을 비용으로 부과하는 방식이다.

에너지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권 구매 비용, 기후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포함하기 위해 배출권 거래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내부 탄소 가격을 설정하고 이를 국내 6개 공장에서 투자 회수 기간 검토에 활용한다. 그 결과 2022년 공장 내 온실가스 감축량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적용 범위를 해외 3개 공장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전사 에너지 결산제는 KT&G만의 특수한 경영 상황을 반영한 에너지 관리 해법이다. 전산 시스템을 통해 매달 각 사업장의 에너지 사용량을 집계하고 요금 고지서를 수집한다. 에너지환경부는 이 자료의 누락과 중복 여부를 검증하고 전년·전월 대비 에너지 사용량 증감 여부를 분석한다. KT&G는 사업 특성상 한국의 사업장만 159개에 달한다. 에너지 사용량은 곧 온실가스 배출량과 연결된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프로세스다. 이경준 KT&G 에너지환경부 부장은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해 월별 에너지 사용 형태가 다르다. 월별 데이터 집계 방식을 사용하면서 계절적 요인을 반영한 에너지 사용량 예측이 가능해졌다. 오차 범위 ±5% 정도의 정확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에너지환경부는 이를 바탕으로 공장 에너지 관리 시스템(FEMS)을 구축하고 있다. 각 공정과 유틸리티의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집계해 배출량 증감 원인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데이터가 축적되면 부서별 배출량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하는 부서별 목표 관리제를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가장 큰 공장인 신탄진공장은 FEMS 구축 완료 후 시범 운영 중이다. 연내 영주·광주·김천공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는 올해도 계속된다. 현재 설치 중인 광주공장 3.1MWp 규모의 지붕 태양광을 시작으로 재생에너지 자가 발전을 계속 늘리고 2024년까지 총 18.1MWp의 태양광을 각 공장 지붕에 설치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전력 구매 계약(PPA)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도입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인터뷰] 이희연 KT&G ESG기획팀장
“상장사 최초로 평등 임금 인증 획득”


- 담배 산업 특성상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기관의 기준에 따라 점수도 상이할 것 같다.

“담배나 방산 등 특정 산업에 대해 절대적 점수를 낮게 책정하는 평가 기관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평가가 산업별 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KT&G는 산업 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KT&G의 인적 자본 관리도 눈에 띈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앞세운 전략이 다수 보인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기업의 다양성 존중과 포용적 문화 확산이 조직의 혁신과 성과를 이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는 글로벌 기업보다 인식이나 공감도가 낮은 편이다. KT&G는 다양성·평등·포용성(DE&I) 문화 확산과 글로벌 ESG 지표 대응을 위해 스위스의 ‘평등 임금(equal salary)’ 인증에 도전해 한국의 상장사 최초로 인증을 획득했다. 임금 정책이 차별 없이 운영되는지 인증하는 것으로, 급여 통계 분석뿐만 아니라 채용·승진·평가·보상·교육 등 인적자원(HR) 전반의 회사 정책에 대한 인증을 포함한다. 인증 후에도 권고 사항을 토대로 ‘개선 계획 수립-실행-평가’ 선순환 사이클로 회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차세대 리더 계층인 KT&G의 젊은 세대가 모인 ‘상상주니어보드’에서도 수평적 기업 문화 구축과 D&I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올해 KT&G ESG 활동 방향은 정했나.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KT&G 그룹의 비즈니스 및 업종 특화 영역의 차별화된 경쟁력 구축이다. 제품의 위험도 감소를 위해 글로벌 차세대 제품(NGP) 분야에서 과학적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제품 평가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제품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제품 환경 부하를 낮추기 위해 핵심 재료를 대상으로 친환경 신소재 개발과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다음 목표다. 마지막은 지속 가능한 농업을 통한 공급망 관리다. KT&G와 KGC인삼공사 모두 지속 가능한 농가 관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시범 농가 운영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농가 협력 활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1422호와 국내 유일 ESG 전문 매거진 ‘한경ESG’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더 많은 ESG 정보는 ‘한경ESG’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