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24시]
 방시혁·이수만 vs 김범수·이성수…엔터 시장 뒤흔든 ‘SM 전쟁’ [CEO24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을 둘러싼 경영권 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PD)가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손잡으며 강력한 연합을 형성하고 나선 것이다. 하이브는 2월 22일 이 전 총괄 PD에게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SM의 1대 주주가 됐다. 하이브는 이와 함께 이 전 총괄 PD가 보유하고 있던 SM 계열회사인 드림메이커와 SM브랜드마케팅의 지분도 매수할 예정이다.

하이브와 이 전 총괄 PD의 연합에 허를 찔린 이성수 SM 대표 등 현 경영진 또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등에 업고 반격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하는 김 센터장 측은 SM의 신주 및 전환사채 배정을 통해 SM 보유 지분 9.05%를 확보한 상황이다. 인수·합병(M&A)의 귀재로 알려진 김 센터장이 SM의 경영권을 갖기 위해서는 하이브보다 더 높은 금액에 지분 공개 매수에 나서야 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미 1조2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은 만큼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

SM의 경영권 분쟁은 애초 불투명한 지배 구조 문제로 촉발됐다. SM 주주들이 지배 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서며 이 전 총괄 PD와 SM 현 경영진 간의 갈등이 격화됐고 각각 하이브와 카카오가 연합을 구축하며 싸움이 커진 모양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단순히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시장점유율 경쟁을 넘어 ‘정보기술(IT)과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을 통한 콘텐츠 확보 싸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엔터테인먼트사들의 관점에서는 공연과 앨범을 넘어 팬들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IT가 필요하다. IT업계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활용하기 위한 K팝의 지식재산권(IP)을 원하고 있다. 미래의 엔터테인먼트와 IT 시장을 차지하게 될 왕좌를 건 싸움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