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은 그동안 애플페이의 도입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왔다. 애플페이 상용화를 위해 애플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물론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비용의 60%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결과 애플페이의 한국 도입을 현실로 가능하게 할 수 있었다. 정 부회장은 애플페이에 이토록 공을 들인 이유는 분명하다. 애플 사용자는 충성도가 높기로 정평이 나 있다. 애플페이를 통해 이들을 현대카드의 충성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고 아이폰과 애플워치 의존도가 높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다.
정 부회장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면서도 ‘힙’한 문화를 이끌어 가는 최고경영자(CEO)로 정평이 나 있다. 2003년 현대카드 사장에 오른 뒤 다양한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문화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 비욘세, 콜드플레이 등 레전드 가수들을 초청해 여는 슈퍼 콘서트는 성공적인 문화 마케팅의 표본이 됐고 세로형 카드를 처음 도입해 유행을 이끌기도 했다. 이 밖에 서울 곳곳에 디자인·트래블·뮤직·쿠킹 등 라이프스타일을 테마로 ‘디자인 라이브러리’, ‘뮤직 라이브러리’, ‘쿠킹 라이브러리’, ‘언더스테이지’ 등을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 공간 마케팅에도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페이 도입 또한 트렌드에 민감한 정 부회장이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페이는 MZ세대 등 한국 아이폰 이용자들의 오랜 염원이었다. 정 부회장은 애플페이 출시 전 페이스북에 ‘한 입 베어 문 사과’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출근길 직원들에게 사과를 나눠 주는 등의 이벤트로 애플페이 도입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넌지시 힌트를 주기도 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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