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한 채당 제조부터 폐기까지 건축 전 과정 평가
19평 목조주택 한 채가 승용차 18대 탄소 상쇄

영주 한그린 목조관 전경.사진=국립산림과학원
영주 한그린 목조관 전경.사진=국립산림과학원
19평 목조주택 한 채가 승용차 18대가 1년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자체 개발한 전과정평가 프로그램을 통해 목재의 이산화탄소 저장·배출량을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산림청에서 제공하는 목조주택 표준설계도에 있는 6종의 건축물 대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목재이용에 따른 탄소저장능력을 산출해 발표했다.

평가 결과 규모 63~136㎡(19~41평)의 목조주택 6종은 건축물의 원료 제조에서 폐기까지 건축 전 과정에 걸쳐 153.1∼230.2tCO2(이산화탄소톤)을 배출했다. 이는 일반주택에 비해 17.6∼52.7tCO2을 적은 배출량이다.

또한, 목재 이용에 따른 탄소저장량은 63㎡(19평)형은 17tCO2, 136㎡(41평)형은 34tCO2을 저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승용차 한 대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1.92tCO2, 연간 주행거리 1만5000km 기준)으로 산정해보면, 63㎡(19평)형 목조주택은 승용차 18대가 1년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상쇄할 수 있고, 136㎡(41평)형은 45대의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었다.

목재는 제17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서 탄소저장고로 인정받았으며, 목조건축은 목재를 대량으로 오랫동안 이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에 이바지할 수 있다.

하지만, 목재가 친환경 재료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목재 수확에 대한 거부감과 사용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 우려 등의 부정적 인식이 공존하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자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목조건축은 규모가 커질수록 단위 면적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하고, 목재 이용량 증가에 따라 이산화탄소 저장량도 증가한다. 소형건축의 활성화는 물론 세계적 추세에 따라 대형화나 고층화가 이루어진다면 탄소중립 기여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지 국립산림과학원 목재산업연구과 박사는 “목조건축은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이면서 탄소를 저장하는 방법으로 탄소중립 시대에 필요한 건축물”이라며, “목조건축의 친환경성을 인정받기 위해 녹색건축 인증제도에 관련 지표를 반영하는 등 관계부처와 지속해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