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의 꽃 ‘신차’ 대거 첫 공개…관람객은 줄서서 인증샷 찍고 RC카 등 체험
[비즈니스 포커스] 4월 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모빌리티쇼를 찾았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디 엣지,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 KG모빌리티의 전기 SUV 토레스 EVX 등 국산 신차들 앞에 관람객들이 북적였다.기아 부스는 전시장 내 인기 부스 중 하나였다. EV9을 비롯해 모든 전시차를 전기차로만 구성했다. 특히 ‘아빠 전기차’라는 평을 받는 EV9을 보기 위해 “문을 열기 전부터 왔다”는 관람객이 여럿 있었다. EV9은 2021년 출시한 EV6에 이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제작된 기아의 둘째 전동화 모델이다.
관람객들은 EV9 전시에 특화된 공간에서 차량을 살펴볼 수 있었다. 예컨대 거울과 발광다이오드(LED)로 집중된 공간을 만들어 EV9의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현대차의 쏘나타도 어두운 공간에 차량을 전시해 쏘나타의 앞뒤 램프가 돋보이도록 했다.
이벤트도 다채로웠다. 기아는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해 포토존 등이 있는 ‘패밀리 커뮤니케이션존’을 마련했고 퀴즈 등 4가지 미션을 모두 수행한 관람객에게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며 적극 참여를 유도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콘셉트카 엑스(X) 컨버터블을 한국에서 처음 전시했다. 이 모델은 엑스 콘셉트 시리즈의 셋째 모델이자 브랜드 최초 컨버터블 콘셉트다. 우아한 디자인은 관람객의 소장욕을 자극했다. 일부 관람객은 “지갑을 털어 사고 싶다”며 눈을 떼지 못했다. 입구에 위치한 KG모빌리티 부스도 북새통을 이뤘다. 쌍용자동차에서 사명을 바꾸고 새 출발을 알린 KG모빌리티는 사명을 변경한 후 첫 공식 무대인 만큼 신차와 개발 중인 미래 전략 모델까지 모두 과감히 공개했다. 토레스EVX과 하이엔드 모델 토레스TX를 비롯해 디자인 콘셉트 모델 O100, F100, KR10 등을 전시했다.
특히 지난해 출시돼 돌풍을 일으킨 토레스의 전동화 모델 ‘토레스 EVX’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이들은 차량을 꼼꼼하게 살펴봤고 일부는 상담 부스로 이동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한 토레스 EVX는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1회 충전 시 약 500km(WLTP 기준) 주행이 가능한 성능에 3000만원대 가격이 책정될 예정이다. ◆벤츠는 명품 패딩 입고
페라리는 경삿길에 전시
수입차들은 부스를 화려하게 꾸며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벤츠는 명품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와 협업 제작한 ‘프로젝트 몬도 G’를 전시했다. 벤츠 G-클래스의 타이어에 몽클레르의 패딩 재킷을 입혔고 루프 위에는 지퍼 디자인을 넣었다. 사람이 패딩을 입은 모습을 연상시키는 형태의 디자인이었다. 아시아에서는 최초, 세계에서는 둘째로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와 패션 아이콘 버질 아블로가 협업한 한정판 에디션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80 4MATIC 버질 아블로 에디션’도 한국 최초로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포르쉐는 경사로처럼 만들어진 세트 위에 내달리듯 서있는 차량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경사로 위에 있는 형형색색의 스포츠카 모델들이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과시했다. 포르쉐는 콘셉트카 ‘비전 357’도 선보였다. 이 모델은 올해 창립 75주년을 맞아 브랜드 첫 스포츠카 ‘포르쉐 356’을 기리는 취지로 개발했다. 75 기념 로고는 레이싱 카의 엔트리 넘버처럼 콘셉트카의 도어와 전면을 장식했다.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와 알파모터스도 참가했다. 테슬라 부스에는 준대형 세단 모델S와 대형 SUV 모델X의 최상위 트림인 플래드를 구경하기 위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테슬라는 간만에 한국 시장에 신차를 내놓았다. 또 휴머노이드 로봇 테슬라봇 모형을 함께 전시했는데 테슬라봇과 인증 샷을 찍기 위한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테슬라봇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주목도 끌었다. 4월 4일 방문한 정 회장은 ‘테슬라봇’ 모형에 관심을 보이며 현대차 임원에게 관련 설명을 듣고 여러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성인 평균 체형과 비슷한 모습으로 제작된 테슬라봇은 테슬라 자율 주행차와 똑같은 반도체를 적용하고 8개 카메라를 탑재했다. 시속 8km로 이동하며 20kg 무게의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다. ◆조종하고 탑승하는 체험존 인기
‘전시장’를 넘어선 ‘체험장’이 아이들은 물론 성인까지 사로잡았다. 각 기업이 준비한 체험장에는 직접 만져 보거나 조종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돼 있었다.
현장에는 보호자의 손을 잡고 자동차를 구경하는 어린이들이 많았다. 현대차와 KG모빌리티는 ‘동심’을 노렸다. 현대차는 전시 부스 내에 ‘키즈 존’을 마련해 인기 애니메이션 ‘또봇’을 조립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를 기반으로 제작한 RC카 체험 이벤트를 제공했다. 미니 그라운드에서 참가자가 RC카를 리모컨으로 조종하자 지켜보던 사람들이 탄성과 환호성을 내질렀다. 모형차가 물 웅덩이에 빠지면 나오는 안타까운 탄성, 가까스로 통과하면 나오는 환호성이었다. KG모빌리티는 이번 체험존을 통해 토레스 EVX의 오프로드 성능을 간접적으로 알린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도심항공교통(UAM)에 힘을 줬다. 관람객이 실물 크기의 UAM 모형 로봇팔에 탑승해 2030년의 서울을 비행하는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부터 한국공항공사와 한화시스템 등이 참여하고 있는 ‘K-UAM 드림팀’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또 글로벌 UAM 기업 조비 에비에이션과 손잡고 UAM 기체 안정성을 테스트하는 등 UAM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에서 아들과 함께 방문한 이한샘(30대‧가명) 씨는 “아들을 위해 왔는데 아내와 나도 즐기고 있다”고 말했고 김찬미(20대‧가명) 씨는 한국도로공사에서 제공하는 ‘안전 벨트 안전 체험 체험’이 인상 깊었다며 “부모님에게도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모빌리티쇼는 2021년에 이어 올해도 ‘모터쇼’라는 이름 대신 ‘모빌리티쇼’라는 이름으로 개최됐다.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와 자율 주행 기술·UAM·로봇·퍼스널 모빌리티(PM) 등으로 다원화하면서 2021년부터 참가 범주를 ‘모빌리티(이동 수단)’로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후 처음 열리는 만큼 전시 규모를 2021년보다 두 배 이상 키웠다. 전 세계 12개국, 163개 모빌리티 기업과 기관이 참가했다. 신차·콘셉트카·로보틱스·목적기반차량(PBV)·UAM 등 다양한 모빌리티를 전시했다. 완성차 기업 12곳은 총 21종의 신차를 현장에서 공개하며 각축전을 펼쳤다. 모형차 조종 체험, 자동차 로봇 조립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관람객을 사로잡았다. 이번 행사는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진행됐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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