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7일 잠정실적 발표하면서 반도체 감산 공식화
1998년 이후 25년 만의 감산 결정

'삼성 반도체 감산'에 D램 현물가, 하락 멈췄다…상승 기대감 커져
지난해부터 지속된 메모리 반도체 D램 현물가 하락이 일시적으로 멈다. 메모리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을 결정한 데 따른 영향이다.

1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16기가비트(Gb) 2666 D램의 평균 가격이 3.235달러(14일 기준)라고 밝혔다. DDR4 16Gb 2666의 가격은 지난 11일에 전일 대비 0.78% 올랐고, 최근 가격 변화에서는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물 가격은 기업간 거래에 사용되는 '고정 가격'과 달리, 일반 고객들의 구매 등 실시간 수요 변화에 영향을 받는 가격이다. 현물가의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추후 기업 거래에 이용하는 '고정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D램 현물가격이 반등한 것은 7.873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3월 7일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감산의 영향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45.1%다. 낸드 시장에서는 33.8%의 점유율을 확보한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의 결정이 업황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선단 공정 및 DDR5·LPDDR5 전환 등에 따른 생산 BG(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 제약을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라며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했다.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을 최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엔지니어링 런(시험 생산) 비율 확대 외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결정한 것은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약 25년 만이다. 앞서 1995년, 1996년 메모리 반도체 과잉 공급이 심화하자 월별 생산량을 소폭 줄였고 1997년과 1998년에도 여러 차례 감산을 이어 왔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인위적 감산을 시행하지 않았다.

D램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감산 공식화로 지난주 D램 가격이 13개월 만에 반등하면서 반도체 가격 동향지표인 DXI 지수도 14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삼성전자의 감산 공식화에도 불구하고 현물 시장의 가격 급등은 없다"라며 "메모리 재고는 칩 업체들뿐만 아니라, 세트 업체, 그리고 유통업체에 걸쳐 매우 깊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일단 유통 채널에 매수 문의가 일부 늘어난 정도에 위안을 삼을 수 있다. 중국 심천의 반도체 업체들은 고객 주문과 수요가 반등했다고 언급하며 더 이상의 급락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