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리바트 등 한국 가구 회사에 데코 시트 공급
=한국 유일 ASA 수지 적용한 데코시트 전문 제작
=중국 매출 100억원 돌파, 인도 등 해외 시장 개척
◆내구성 뛰어난 친환경 소재로 시장 공략 이 회사는 1996년부터 가구용 플라스틱 시트와 필름을 생산해 왔다. 한샘·리바트·한솔홈데코 등 한국의 가구 제조사가 고객이다. 과거 인테리어용 필름은 PVC 소재가 주로 사용됐다. 진영의 전신인 진영프라스틱은 가구용 PVC 몰딩재를 생산하는 회사였다. 하지만 2000년부터 가구와 인테리어 소재가 고급화하면서 PVC 수지의 인기가 떨어졌다. 여기에 인체 유해성, 환경 오염, 화재 위험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소재를 찾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소재가 PET·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합성수지다. PET는 환경 호르몬이 PVC 대비 적지만 PVC와 PP 표면재보다 가격이 평균 30∼40% 정도 비싸다. PE와 PP는 저가인 데다 주조가 쉬워 대체재로 주목받았다. 이 소재들은 첨가제를 적게 사용해 환경 오염이 적고 소각 중에 다이옥신이 적게 검출돼 재활용할 때 기술적인 문제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진영은 가구 표면 마감재에도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려는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제품 개발에 나섰다. 이렇게 개발한 것이 ABS(아크리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수지를 활용한 데코 시트다. 이 제품은 양호한 내충격성, 전기 절연성, 표면의 마찰 상처나 표면 손상에 저항성이 뛰어났다. 하지만 내후성이 좋지 않아 고온 다습한 조건에서는 변색하는 단점이 있었다. 진영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ABS 수지의 장점을 가지면서도 내후성이 10배 이상 우수한 ASA 수지로 데코 시트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친환경적이고 색상 유지력과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PET 소재와 비교해 내후성·내구성·내열성이 뛰어나고 재활용이 쉽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엔 하자 보수에 민감한 건설사들이 아파트에 시공되는 주방 가구와 붙박이장에 ASA 시트지를 사용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2020년 매출은 355억원에서 지난해 481억원으로 최근 2년간 3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2억원에서 64억원으로 약 세 배가 됐다.
경쟁 업체는 LX하우시스·도레이첨단소재·현대엘앤씨 등 종합 인테리어 자재와 화학 업체, 인테리어 필름 생산 기업 등이 있다. 하지만 ASA 소재의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진영이 유일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중국 진출로 성공…튀르키예·유럽 등 판로 개척
이 회사는 중국 진출로 성공을 거뒀다. 2019년 수출 금액은 31억원에서 지난해 200억원으로 약 7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만 13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28%에 달한다. 한국 최대 매출처인 한샘의 매출(99억원, 21%)을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이 동계 올림픽 기간 미세먼지 감소를 위해 공장의 가동을 중지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상하이를 비롯한 도시 봉쇄로 물류 이동이 차단되면서 중국 매출은 전년 261억원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올해는 2021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된다.
회사 측은 중국 외에도 인도·이집트·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한국 가공 업체와 수출 대행 업체를 통해 튀르키예·유럽·이란 등으로 수출국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제품 중 수출 비율은 41.6%, 내수용은 58.2%다.
제품 다각화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ASA·ABS·PP 등의 합성수지를 압출 성형하는 기술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ASA 수지를 적용한 가구 표면 마감 데코 시트로부터 고경도 ASA 엠보 시트, 금속 질감의 리얼 알루미늄 합성지 시트, 내지문 코팅 시트 등의 제품을 개발했다. 이 밖에 기존 ABS 에지 밴드 제품보다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PP 에지 밴드도 개발했다. 지난해 매출 기준 가구용 시트 오버레이의 비율은 72.3%, 에지 밴드가 19.8%를 차지한다.
회사 측은 향후 항균 데코 시트, 방염, 난연 인테리어 필름, 그라비어 인쇄 적용 연화 시트, 멤브레인용 ASA 데코 시트 등 기능성 제품도 양산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군 확대를 위한 다양한 연구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며 “가구 시장뿐만 아니라 가전 시장과 건설 시장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간사 회사, 투자조합으로 최대 30억원 벌어들여
이 회사는 5월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공모에 나선다. 5월 16~17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5월 22~23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희망 공모가는 3600~4200원을 제시했다. 폴리이미드(PI) 필름 소재 기업인 PI첨단소재와 아셈스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하고 이들의 평균 주가수익률(PER) 20.45배를 적용해 적정 시가 총액을 1047억원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31.4~41.2%를 할인해 공모가를 도출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 총액은 616억~718억원이다.
공모 주식은 전량 신주로 이뤄졌다. 전체 상장 예정 주식의 약 25%인 425만 주를 발행해 153억~178억원을 조달한다. 공모 자금의 대부분은 생산 설비 확장에 투자한다. 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93억원, 시트 개발 등 운영 자금으로 39억원, 차입금 상환에 2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진영이 희망 공모가 내에서 상장한다면 주간사 회사인 하이투자증권이 결성한 투자조합은 최대 30억원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투자증권은 2021년 6월 22억원 규모의 하이IB신기술투자조합을 결성해 진영에 투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 조합에 5억원을 투자해 지분 23%를 들고 있다. 투자 당시 주당 취득가는 1695원으로, 공모가 상단의 40% 수준이다.
조합은 공모 전 진영의 주식 123만9000주(9.7%)를 보유하고 있다. 공모가가 상단으로 결정되면 조합은 원금을 제외하고 30억원 이상의 평가 이익을 얻는다. 다만 1개월간 의무 보유 기간이 있어 상장 직후 매도는 불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이 물량이 상장 후 풀리게 되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의 상장 후 유통 가능한 주식은 30.24%로 높은 편이다. 상장 1개월 후에는 37.5%로 늘어난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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