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2030년까지 43% 감축 요구하나
동아시아 테크 기업, 2.8배 초과 배출 추정

2019년-2021년 한국 반도체(DS) 제조 부문의 기업별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와 "약속 이행" 시나리오에 따른 예측(2022-2030) 데이터. 제공 : 그린피스
2019년-2021년 한국 반도체(DS) 제조 부문의 기업별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와 "약속 이행" 시나리오에 따른 예측(2022-2030) 데이터. 제공 : 그린피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13개 동아시아 테크 기업의 전력 소비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예측한 결과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권장하는 배출량 감축 목표에 부합하는 업체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일 동아시아 테크 기업인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입신정밀(럭스쉐어) 등 13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2030년 전력 소비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을 예측한 보고서를 20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IPCC는 6차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가 합의한 지구 온도의 1.5도 이내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43%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공약을 이행해도 온실가스 직간접 배출량(Scope 1, 2)은 1.5도 목표인 3000만톤보다 2.8배 이상 많은 8600만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추정됐다.

또, TSMC, SK하이닉스 등 10곳은 2030년 이전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점을 찍고 감소 추세로 접어드는 반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입신정밀 세 곳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주요 반도체 기업의 경우, 기업들이 제시한 탄소 감축 공약을 이행한다는 시나리오에서 총배출량은 2029년에 3500만 톤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정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가 2030년까지 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한 것이 주요하게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27년까지 한국 외 사업장과 DX(생활가전, 모바일 등) 부문에서 100% 재생에너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3.5테라와트시(TWh)에 달하는 해외 사업장 전력 사용량은 전부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국내 전력사용량은 2021년 기준 18.4TWh으로 이에 대한 재생에너지 전환과 DS(반도체) 부문에 대한 중단기 배출량 감축 계획 수립을 요구받고 있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삼성전자는 국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면서 “중단기 계획을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기후 리스크는 점점 커져 통제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주요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주요 감축 수단인 가스 스크러버 등 부문 친환경 기술 개발이 향후 반도체 산업의 배출량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