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3만 달러 붕괴...영국 10% 넘는 물가상승률에 놀랐다
영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암호화폐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2만9000달러가 붕괴됐으며, 이더리움 역시 2000달러가 깨졌다.

4월20일 정오 기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인트인 코인데스크의 비트코인 시세는 2만885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24시간 전(4월19일)과 비교해 약 5% 급락했다. 비트코인 2만9000 달러가 붕괴된 것은 지난 4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시총 2위 이더리움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24시간 전과 비교해 약 8%가량 급락한 1946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는 최근 들어 상승세를 지속하며 시장에서도 한동안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다.

비트코인은 테라·루나 사태 이후 약 10개월 만인 지난 4월11일 3만 달러선을 돌파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중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월9일 최근 비트코인 시세와 관련해 “미국 비트코인 채굴 회사들에 대한 비판 기사에 대한 반발심리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매수 운동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더리움은 지난 4월13일 ‘샤펠라(상하이+카펠라) 업그레이드’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며 2000달러를 돌파했었다. 이더리움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바뀐 뒤 처음 진행되는 업데이트로, 이더리움 비콘체인에 예치한 이더의 인출이 가능해지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일주일여 만에 다시 2000달러선을 내주고 말았다.

암호화폐 시장의 분위기가 이처럼 급변한 데는 4월19일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영국 통계청(ONS)은 3월 CPI가 전년 대비 10.1% 올랐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9.8%)와 2월 영란은행 전망치 (9.2%)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 또한 오는 5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투심 역시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투자 심리를 계량화한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Crypto Fear & Greed Index)’는 4월20일 기준 52점(중립·Neutral)을 나타내고 있다. 이 지수는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가 산출하는데, 0에 가까울수록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전날인 4월19일까지만 해도 60점대(탐욕적인·Greed)를 기록했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매도 주문이 많이 출현했다는 소식 역시 급락세를 부추겼다. 코인데스크는 "영국의 높은 물가 지표와 함께 바이낸스에서 대규모 매도 주문이 나온 점 또한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