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영업점.(사진=한국경제신문)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영업점.(사진=한국경제신문)
자금 이탈을 겪은 저축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다시 4%대 금리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0.7%포인트 올려 연 4.2%에 선보인다. OK저축은행은 지난 3일에도 0.3%포인트 올린 바 있어 이달에만 금리를 1%포인트 인상했다.

웰컴저축은행도 지난 20일 정기예금 금리를 0.3%포인트 올려 1년 만기 상품을 연 4.4%에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6%대 예금 특판 상품을 출시하며 조달 비용이 상승하자 수신금리를 지속해서 낮춰왔다. 통상 저축은행은 은행권 예금 금리보다 0.8~1.0%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한다. 하지만 최근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자 자금이 이탈하는 추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 수신(말잔)은 지난 2월 말 기준 118조9529억원으로 전월(120조7854조원)보다 1조8325억원 줄었다.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지난해 1∼11월 증가세를 보이다 12월부터 상승세가 꺾였다.

이에 일부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가 반등하면서 23일 기준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83%로 전월(3.7%대)에 비해 높아졌다.

한편 은행권의 수신 금리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지속해서 수신금리를 내리고 있으며 인터넷은행도 이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2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해 1년 만기 상품에 대해 연 3.4% 금리를 제공한다. 앞서 케이뱅크도 이달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내려 1년 만기 상품의 금리는 연 3.6%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금리도 일찌감치 기준금리(3.5%)와 같거나 낮아졌다. 이날 5대 은행의 상품별 1년 만기 최고 우대금리는 ▲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 3.5% ▲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농협은행 NH올원e예금 3.4% ▲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3.35% 등이다.

이처럼 예금 금리가 내린 것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수신 경쟁 자제를 요청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끝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