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어로우 하우스는 자체 제작 가구 브랜드 레어로우의 오프라인 숍이다. 레어로우라는 이름은 레어(rare : 드문)와 로(raw : 날것, 본질)를 합쳐 만들었다. 날것의 재료로 본질만 살려 결과물을 만든다는 의미다. 철제를 기반으로 가구를 자체 생산한다. 철제 하면 떠오르는 투박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빨간색·파란색·노란색 등 원색을 입히고 겉면을 매끈하게 만들거나 패브릭을 결합했다. 최중호 스튜디오·바이빅테이블 등 디자이너들과 협업하며 감각적인 철제 가구 브랜드로 성장하는 중이다.
지금은 새로운 입주자를 맞이했다. 레어로우가 추구하는 방향과 부합하는 뮤즈를 찾았다. 레어로우는 인터뷰를 통해 뮤즈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을 탐색하고 그가 지냈을 법한 레어로우의 공간을 만들었다. 재밌는 것은 뮤즈가 실제 뮤지션이라는 것(하지만 일정 기간 뮤지션이 누군지 공개하지 않았다), 그의 취향과 집에 대한 로망을 담은 텍스트를 팸플릿으로 만들어 제공한다는 점이다.
공간은 6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작업실이다. 일반 주거지라면 거실인 곳을 작업실로 구성했다. 벽에 걸린 철제 선반에는 악보, 앰프, 마이크 선, 음악 작업을 상징하는 오브제들이 있다. 작업실 옆에는 작은 조리대가 있는데 간편한 도시락에 풍미를 더할 수 있는 올리브오일이나 트러플오일을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정도다. 그다음은 침실이다. 침대는 방 한가운데 대각선으로 놓여 있다. 정리되지 않은 침구가 이곳의 주인이 이제 막 일어난 듯한 인상이다.
이곳에서 뮤즈를 떠올릴 수 있는 힌트들은 ‘엉켜 있는 마이크 선, 이불 밑의 맨발, 이름없는 CD, 블랙커피, 아로마 오일, 양방향 슬리퍼’다. 뮤즈는 커피는 드립으로 내려 마시지만 작업실에서는 무난한 캡슐 커피를 마시고 화장실을 들어갈 때마다 ‘욕실화의 앞뒤가 없으면 어떨까’라고 생각한다. 잠들기 전까지 휴대전화를 보다가 결국 소설책을 읽는 그, 미니멀한 형태의 수납장 포 스태킹 쉘브에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같은 판타지 책들을 두었다. 우리는 그의 습관을, 취향을 읽고 이곳에서 작업할 때 그의 마음 같은 것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팸플릿에 적힌 힌트를 읽고 공간 속 디테일에 재밌어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서른 걸음이면 둘러볼 수 있을 듯한 이곳에 30분, 1시간이 다 되도록 있다.
이제는 공개된 레어로우 하우스의 둘째 입주자, 뮤즈는 선우정아다. 그의 전시 공간은 3월 18일부터 6월 18일까지 이어진다. 방문 후 인스타그램에 후기를 남긴 뒤 재방문해 카운터 직원에게 보여주면 포토 부스에서 촬영할 수 있는 코인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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