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지의 IT뷰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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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가 이번엔 트위터 기사 건당 유료화 계획을 내놨습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언론사들이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기사 한 건에 대한 클릭마다 요금을 청구할 수 있게 할 것이라 밝혔죠.

월 구독료를 내고 언론사를 구독하지 않는 트위터 이용자는 읽고 싶은 기사가 있으면 건별로 돈을 내고 볼 수 있습니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기사 건별로 더 높은 금액을 책정할 수 있습니다. 머스크는 이런 설명을 내놓으면서 언론사와 대중 모두에게 ‘윈-윈’이라 말했죠.

하지만 우려가 끊이지 않습니다. AFP통신은 머스크의 이런 정책에 대해 ‘낚시성 기사’가 양산될 것이란 우려를 내놨죠. 언론사가 자극적인 제목으로 유료 기사의 클릭을 유도하면서 수익을 낼 것이란 지적입니다.

유료화는 머스크가 주도하는 트위터의 수익성 높이기의 일환입니다. 머스크는 적자의 이유로 이미 트위터 절반을 해고했고, 남은 직원들에게도 ‘생산성 최대치’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유료 구독 서비스 ‘트위터 블루’도 도입했죠. 트위터는 자체적으로 유명인, 언론인의 트위터를 검증해 ‘블루 체크’ 표식을 무료로 부여해왔습니다. 그런데 트위터가 ‘트위터 블루’를 유료화하면서 이미 검증을 끝낸 유명인들도 구독 비용을 지불해야만 다시 블루체크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 머스크는 현재 트위터를 통해 ‘돈 되는 것’은 모두 하고 있습니다. 사실 트위터는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에도 최근 10년 중에서 8년이 적자일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스크가 무리해서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와 함께 SNS,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모든 기능이 담긴 슈퍼앱 ‘X’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 3월에는 트위터의 법인이 머스크가 지난달 네바다주에 설립한 ‘X’ 법인과 합병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X’라는 이름은 또 다시 등장합니다. 4월에는 머스크가 새로운 회사 ‘X.AI’를 미국 네바다주에 설립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이 회사가 머스크가 오픈 AI에 맞서기 위해 만든 인공지능 회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출발해 다양한 ‘실험’을 시도 중입니다. 오픈AI가 AI업계의 대세가 된 만큼, 트위터를 포함한 슈퍼앱에 이 기능을 장착할 것이란 전망도 할 수 있죠. 어쨋거나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할 때 기존 모델을 그대로 가져갈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와중에 트위터의 혼란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간 트위터의 강점으로 여겨졌던 언론사나 유명인들의 ‘스피커’ 기능이 퇴색하고 있죠. 앞서 소개한 ‘트위터 블루’를 도입하며 뉴욕타임즈 등 유명 언론사의 인증을 삭제하는 등 공신력이 쇠퇴하고 있습니다. 일부 유명인들도 트위터를 떠나기도 했죠. 일각에서는 2024년까지 3200만명이 트위터를 이탈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습니다.

대안 플랫폼도 등장했습니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가 참여해 개발한 탈중앙화 소셜 플랫폼 ‘블루 스카이’입니다. 아직은 완전한 대안책이라곤 볼 수 없지만 사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SN S 업계에서 트위터보다 더 좋은 플랫폼이 나오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머스크가 그리는 트위터의 모습은 분명 과거와는 많이 다르게 보입니다. 유저들에겐 트위터에 머물 것이냐 떠날 것이냐는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죠. 타고난 사업가 머스크는 과연 트위터를 어떻게 바꿔놓을까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