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공기관은 B급 감성까지 소화하며 폭넓은 유형의 콘텐츠를 과감하게 생산해 낸다. 친구와 대화하는 것처럼 친근하고 유쾌해 콘텐츠만 봐서는 공식 계정인지 개인 계정인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다. 국립공주박물관은 키덜트 성향이 짙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공주(princess)’ 컨셉의 마케팅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공식 SNS에는 애니메이션이 연상되는 분홍색 배경과 함께 전시품들을 소개하는 이미지를 올렸다. 또 “공주들아, 맞팔을 환영한다”라는 밈을 활용한 문구를 기재했다. 이 콘텐츠는 MZ세대들의 공유로 커뮤니티로 확산하며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충주시의 유튜브 채널 ‘충TV’는 지난 4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구독자 30만 명을 돌파했다. 5월 말인 현재 구독자 수는 36만을 넘어섰으며, 가장 인기가 많은 영상 기준 조회수는 무려 852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B급 감성과 최신 유행 콘텐츠를 영상에 녹여 젊은 층의 눈길을 사로잡은 덕분이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김선태 주무관이 책상 위 발을 올리고 누워 구독자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눕방’ 영상도 연재하기 시작했다. 구독자들은 틀을 깬 파격적인 영상이 신선하고 재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양시청도 지자체 마케팅 성공사례에서 빼놓을 수 없다. 담당 공무원의 솔직한 입담으로 인기를 모은 고양시 SNS는 십만 명이 넘어가는 구독자(페이스북 14만 명, 트위터 3만2천 명, 인스타그램 1만6천 명)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공식 트위터에 ‘집에 가고 싶음ㅋ’ 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려 조회수 49만회, 리트윗 3,171회를 기록했다. 이후로도 ‘그래도 어떡해. 해야지’, ‘시장님 칼퇴 아니고 정시퇴근하겠습니다’ 등 가볍고 장난스러운 글을 올리며 직장인들의 공감을 샀다.
지자체들은 경직되어 있던 이미지 탈피 및 홍보 효과를 위해 Z세대에 눈높이를 맞춘 홍보 전략을 택했다. 기존 딱딱한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과 양방향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려는 것이다. 성공사례에 이어 공공기관의 ‘힙’해지기 위한 노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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