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대상 중간 요금제 출시... 데이터 제공량 늘려
2030세대 알뜰폰 가입 늘자 위기 의식

[이명지의 IT뷰어]
KT가 20대를 위해 마련한 Y캠퍼스.(사진=KT)
KT가 20대를 위해 마련한 Y캠퍼스.(사진=KT)
6월부터 통신3사가 내놓은 중간 요금제가 시행됩니다. 다소 복잡하긴 하지만 잘 따져보면 본인의 조건이나 상황에 따라 데이터를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죠.

특히 20대라면 혜택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SK텔레콤 5G 고객이라면 34세까지 청년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동통신 3사가 데이터를 더 제공하는 청년 전용 요금제를 따로 내놨기 때문이죠.

SK텔레콤이 6월부터 선보이는 ‘0청년 요금제’는 혜택을 보는 대상이 가장 많습니다. 이유는 SK텔레콤이 청년의 범위를 만 34세까지로 확대했기 때문이죠.

SK텔레콤은 뒤이어 7월 1일에는 ‘0 청년 맞춤형 요금제’ 4종도 출시합니다. 청년 고객이 데이터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일반 요금제 대비 20~50% 확대 제공합니다. 또 월 요금이 30% 정도 저렴한 온라인 전용 요금제 ‘0 청년 다이렉트 플랜’ 7종도 함께 출시합니다. 월 요금 수준에 관계없이 0 청년 요금제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들은 커피, 영화, 로밍 요금 할인 등의 혜택도 누릴 수 있다고 하네요.

KT는 6월 2일부터 만29세 이하 가입자에게는 신설한 5G 중간요금제뿐 아니라 기본 제공량이 있는 모든 5G 요금제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2배 제공합니다. LG유플러스 역시 20대 고객에게는 최대 60GB의 데이터를 더 제공한다고 하네요. 세부적인 차이가 있지만 통신3사의 청년 전용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을 더 늘린 것이 특징입니다.

요금제와 함께 통신사들은 20대를 겨냥한 마케팅에도 분주합니다. KT는 20대 전용 브랜드 ‘Y’의 팝업스토어 공간 ‘Y캠퍼스’를 5월 19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소재한 카페콤마에서 운영합니다.

Y는 KT의 20대 전용 브랜드로 ‘있는 그대로 빛나는 Y/ Your Own Spotlight’라는 슬로건 아래 20대의 성장을 응원한다고 하는데요, 팝업스토어도 이러한 브랜드 철학을 담아 명사 강연 및 체험 프로그램으로 꾸몄습니다. 명사들의 라인업도 요새 핫한 아티스트 지올팍과 함께 댄서 모니카, 크리에이터 너덜트, 마땡킴 김다인 대표 등으로 꾸렸습니다.

LG유플러스도 20대 전용 브랜드 ‘유쓰(Uth)’를 런칭했죠. 20대를 대상으로 통신요금에 혜택을 부여하고, 매월 20일은 새로운 혜택이 업데이트되는 ‘유쓰데이’입니다. 커피차와 성년의 날 장미꽃을 각 대학에 배달하는 이벤트도 벌였죠.

여기에 취업 준비하는 청년층을 위해 워크넷, 직업훈련포털 등 정부가 운영하는 구직 사이트를 대상으로 제로레이팅을 적용합니다. 제로레이팅은 특정 웹사이트나 서비스 접속 시 발생하는 데이터 사용량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 정책입니다. 즉 LG유플러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취업 사이트를 방문할 때 데이터가 들지 않는거죠.

이처럼 통신 3사가 너도나도 ‘20대 잡기’에 나선 것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알뜰폰 가입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국내 알뜰폰 이용자 연령대에서 2030세대가 49%로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신비가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잡다한 혜택보다는 통신 비용을 바로 절감할 수 있는 알뜰폰이 각광받는 거죠.

이미 자급제 단말기와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의 결합을 택하는 MZ세대는 다수가 됐습니다.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통신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거죠.

이미 ‘1인 1스마트폰’이 견고해진 상황에서 통신 3사가 새로운 고객을 만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입니다. 출산율의 감소로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구요. 이러한 상황에서 알뜰폰에게 MZ세대 고객을 뻇길 수 있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통신3사가 너도나도 청년층을 위한 혜택을 넓히는 것에는 이러한 속사정이 있죠.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