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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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아이들은 입장할 수 없습니다’ 최근 식당, 카페 등 노키즈존이 늘어나고 있다. 노키즈존이란, 영유아와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업소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노키즈존에 대해 영업상 자유라는 의견과 더불어 아이들을 위험한 존재로 설정하고 사전에 차단해 버린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노키즈존(No kids zone)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공장소에서의 어린이 안전문제는 부모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인식이 강했다. 또한 노키즈존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시각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저희 가게는 ’노키즈존‘입니다” 차별 vs 권리, 여전히 뜨거운 감자 ’노키즈존‘
10명 중 6명, ‘아이들 때문에 불편한 적 있다’...식당-카페-대중교통 순
응답자 10명 중 6명(61.6%)은 공공장소에서 만 13세 어린이로 인해 불편함을 느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편을 겪었던 장소로는 식당(72.2%, 중복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카페(48.4%), 대중교통(45.3%), 대형마트(32.5%)가 그 뒤를 이었다. 어린이로 인한 불편을 경험했을 때 대체로 그 상황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어느 정도의 제재가 필요하다(75.8%)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이해하고 넘어간다는 응답이 이전 조사 대비 소폭 증가(5.9%(2019) → 12.0%(2023))하거나,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기에 이해할 수 있다(55.5%(2019) → 59.8%(2023))는 응답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76.0%)은 공공장소에서 어린이와 관련한 사건사고의 핵심은 동반한 부모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고 응답했다. 부모의 방관과 무책임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견도 59.3%에 달했다. 이에 따라 보호자는 공공장소에서 어린이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97.5%, 동의율) 적극적으로 케어 할 책임이 있다(94.7%)는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

물론 사회적 배려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시각도 높았다. 특히 고연령층일수록 어린이 안전사고는 부모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며(20대 60.4%, 30대 66.4%, 40대 79.2%, 50대 87.2%) 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는 점을 사회 구성원들이 알아줄 필요가 있다(20대 84.8%, 30대 88.0%, 40대 94.0%, 50대 96.0%)고 평가해 어린이 관련 사고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관심의 필요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저희 가게는 ’노키즈존‘입니다” 차별 vs 권리, 여전히 뜨거운 감자 ’노키즈존‘
응답자 절반(61.9%) 이상 ‘노키즈존 찬성’...반대(24.0%) 입장은 ‘매장 방문은 어린이와 부모의 권리’
공공장소의 ‘노키즈존’ 설정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일까. 10명 중 6명(61.9%)이 노키즈존을 찬성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어린이를 케어할 일이 적은 저연령층(20대 68.4%, 30대 71.6%, 40대 54.4%, 50대 53.2%)과 자녀가 없는 응답자(미(비)혼 67.9%, 기혼 무자녀 70.4%, 기혼 유자녀 53.6%)일수록 찬성 응답이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자녀가 있는 기혼자의 경우에도 반대(32.6%)보다 찬성(53.6%)하는 입장이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공공장소에서 아이들로 인해 눈치를 보는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보니 오히려 노키즈존을 명확히 해서 노키즈존이 아닌 공간을 찾아가 마음 편히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니즈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만 13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응답자 10명 중 3명(31.1%, 중복응답)은 공공장소에 어린 자녀를 동반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나 직원에게 눈치를 받은 경험이 있을 만큼 심리적으로 불편했던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키즈존을 찬성하는 이들의 가장 큰 이유로는 어린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않는 부모들이 많다(69.0%, 중복응답)는 점을 꼽았다. 또한 손님들은 불편하거나 피해 받지 않을 권리가 있고(67.5%) 어린이로 인한 소음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61.1%)는 점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희 가게는 ’노키즈존‘입니다” 차별 vs 권리, 여전히 뜨거운 감자 ’노키즈존‘
반면 노키즈존에 반대(24.0%)하는 이유로는 어린이와 부모 역시 원하는 매장에 방문할 권리가 있고(57.5%, 중복응답) 노키즈존으로 아이를 배제하는 것 자체가 사회적 차별이 될 수 있다(57.5%)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입장을 제재하는 것은 지나친 조치(49.6%)로 여기는 태도가 적지 않았다. 노키즈존 반대 입장을 한 이들은 부모와 어린이의 권리가 박탈당할 수 있고, 사회적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데에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전반적으로 노키즈존은 개인의 자유이기에(79.8%, 동의율) 이익을 위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인식이 중론이었지만(71.5%), 이에 못지않게 사회적 차별로 인한 갈등에 불안함을 느끼고 경우도 적지 않았다(50.6%). 특히 기혼 유자녀 응답자의 경우 특정행동으로 아동집단 전체가 문제로 여겨지거나 소수의 아이들과 부모들 때문에 전체 아동집단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바라보는 등 일부 부모와 아동의 문제를 일반화하는 태도에 강한 반감을 보이고 있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