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후테크 분야 투자 규모 2020년 226억달러에서 지난해 701억달러로 성장

기온상승 막는 기업에 정부·민간 투자 몰린다···‘예비 유니콘’ 기후테크 스타트업 어디?
2015년 200여 국가가 맺은 파리 기후협약은 지구의 기후 상승으로 불러일으킬 위험을 감지한 행동이다. 이 협약을 통해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도 아래로 유지하되 1.5도를 넘지 않도록 참여국이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의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않는다는 2040년 기온 상승의 폭은 1.5도를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기후 상승을 막기 위한 노력은 국가의 정책과 더불어 기업에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후테크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며 일상에서 ‘넷제로(net zero)’를 독려하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홀론아이큐(HolonIQ)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후테크 분야 투자 규모는 2020년 226억달러(한화 27조8000억원), 2021년 370억달러(한화 45조5500억원), 그리고 지난해 701억달러(한화 86조3000억원)로 성장 중이다.
기온상승 막는 기업에 정부·민간 투자 몰린다···‘예비 유니콘’ 기후테크 스타트업 어디?
전세계 대부분의 정부가 넷제로(Net-Zero) 정책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고, 정부와 기업 모두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 지구온난화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기후테크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사들 역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기후테크 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유는 유럽에서 45도가 넘는 폭염이 발생하고, 중동 지역은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기상 이변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앞으로도 전세계가 기상 이변이 폭증하는 임계점인 지구 온도 1.5도씨 상승을 막을 수 있는 기후테크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할 전망이다.

경기 불황에도 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 몰려
국내에서도 기후테크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3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가 기후테크 벤처·스타트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만큼, 국내 기후테크 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에너지 전환 솔루션 스타트업 에이치투는 최근 23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폐기물 수집운반 서비스 '업박스' 운영사 리코도 155억원 규모의 시리즈B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ESG 건축 플랫폼 에너지엑스가 200억원의 시리즈B, 전기차 충전 솔루션 기업 플러그링크가 13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기후테크 생태계를 확장 중이다.

자전거 전문 플랫폼 라이트브라더스는 회원의 자전거 주행거리를 탄소배출량으로 환산해 고객에게는 포인트를, 기업에게는 탄소배출권을 판매하는 R2E(Ride to Earn)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며 저감한 탄소배출량을 계산하고,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세에 따라 회원에게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포인트로 자사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을 넘어, 보상에 기반해 개인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점이다. 사단법인 소비자기후행동에서도 기후문제 해결을 위한 개인과 단체의 공익적 활동을 보상하는 ‘기후행동보상제'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손실과 피해에 대한 보상을 넘어, 예방과 전환에 대한 기후행동보상으로 대중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정부도 ‘탄소중립실천포인트'의 지급 규모와 항목을 대폭 확대하며 시민들의 일상 속 탄소중립 실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전자영수증 발급, 리필스테이션 이용, 다회용기 이용 등 친환경 활동을 실천한 사람에게 지급되는 탄소중립실천포인트는 2022년보다 64억 5천만원 증가한 89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라이트브라더스 관계자는 “대체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제조단계에서의 탄소배출을 억제하는 것만큼 대중의 일상 속 탄소배출 활동을 줄이는 서비스가 유의미한 역할을 할 것이다"며 “특히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짠테크, 앱테크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탄소저감실천에 따른 보상형 서비스는 계속 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