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능연, ‘과학기술 분야의 잠재적 인재풀의 SIEM 경로 유형화 및 환경적 영향 탐색’ 발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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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대학생들이 전공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고 만족감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하 직능연) 지난달 3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과학기술 분야 4년제 대학에 입학한 학생 38.8%가 전공 ‘부적응’ 유형에 분류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한국교육개발원의 한국교육종단연구와 직능원의 한국교육고용패널 I’,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패널조사’에 기록된 1만2513명의 고교 졸업 후 진로 등을 추적·조사했다.

‘부적응’ 유형은 성취, 적성, 진로탐색, 대학·전공 적응 및 만족감이 전반적으로 낮은 집단을 의미한다. 이공계 대학생 10명 중 4명가량은 대학 진학 후 진로탐색이나 대학생활 적응, 만족감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공 성취와 적성 일치도가 높고, 진로 탐색도 활발하며, 대학 생활에도 잘 적응한 ‘고성취’ 유형 비율은 23.3%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수준인 ‘진로탐색’ 유형은 38%였다.

이공계 대학생의 전공 적응과 만족도는 부모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학력과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부적응 유형에 속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공 부적응 유형에 속하지만 아버지가 관련 분야 연구개발직인 경우에는 대학원 진학률이 높았다.

이공계 대학생들의 전공 만족도 저하는 고교 시절부터 시작된다는 분석도 나타났다, 고교 시절 과학기술 관련 대학 전공이나 직업을 희망한 학생(1883명)의 절반가량(50.7%)은 ‘성취·동기 저하’ 유형으로 분류됐다. ‘성취·동기 저하’ 유형의 37.0%만이 이공계 대학에 진학한 반면, 과기 분야에 대한 성취도는 높지만 동기는 낮은 유형(14%)의 경우 83.8%가 이공계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구소득이나 부모의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이공계 대학 진학 자녀는 ‘고성취-동기저하’ 유형에 속할 확률이 높았으며 성취·동기저하 유형 중에서 아버지 학력이 높으면 이공계 진학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현 직능연 부연구위원은 “이공계 대학을 희망하거나 실제 진학한 학생 상당수가 그 이후의 교육과정이 진행되면서 성취동기가 저하되거나 부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출산 등으로 향후 신규 과학기술 인력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반 중등교육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양질의 과학기술 분야 심화학습과 진로 탐색 기회를 확대하고, 이공계 대학 진학 이후에도 대학생활 적응 및 세부 분야로의 진로 지원을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