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이커머스 컨퍼런스 ‘THE NEXT COMMERCE 2023’ 건국대 새천년관서 8,9일 양일 간 개최
김소희 트렌드랩 대표 “미래엔 작은 데이터들과 연결될 수 있는 에코시스템 중요”
지난 8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리테일 이커머스 컨퍼런스 ‘THE NEXT COMMERCE 2023(이하 넥스트커머스)’에서 김소희 트렌드랩 대표가 한 말이다. 그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스몰 매스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략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김소희 대표는 'Mass가 사라진 시대의 스케일업' 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대표는 “변동이 많은 현재 비즈니스의 돌파구는 오로지 스케일업이다. 스케일업을 해내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에 디비전(Division)을 추가하거나 한 디비전에서 지속적으로 소비자를 늘리는 커스터머(Customer)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하며 대표적 스케일업 사례로 에르메스, 크록스를 언급했다.
또 일본 마켓시장의 흐름을 소개하면서 그는 “매스 시장은 큰 밸류를 쫓는 흐름에서 저가시장으로 변화했다”며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가 버버리에서 유니클로로 바뀐 것이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변동·기회·돌파구라는 키워드로 현재 커머스 시장의 흐름을 짚어보고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여기에 리테일을 중심으로 생성AI, 핀테크 등 신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 CEO들이 패널로 참가해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김소희 대표는 향후 커머스·리테일 시장의 변화에 대해 “미래는 데이터와 개인화가 시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개인화는 쿠폰발행이나 적립을 넘어 고객과 정서적 연결감을 가져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굉장한 인력 리소스를 요구하겠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생성AI가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성AI는 아이러니하게도 비즈니스의 큰 해결책인 동시에 사람들의 ‘외로움 트렌드’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리테일·커머스 기업은 이 혁신적 변화에서 기술과 인간성을 새로이 접목하는 방식을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슈퍼의 테스트베드 역할한 보틀벙커·뷰티컬리의 성공 노하우 공개
키노트스피치로 나선 김소희 대표에 이어 연사로 참여한 강혜원 롯데마트 주류부문장(상무)이 보틀벙커의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2021년 12월 롯데마트가 오픈한 와인전문 매장 보틀벙커는 400여 평의 넓은 공간에 와인·위스키로 채워 MZ세대들에게 각광받는 핫플레이스다.
강혜원 상무는 “5000여 병의 와인·위스키가 구비된 보틀벙커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며 “보틀벙커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반응이 좋았던 상품을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로 연결시켜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천경원 뷰티컬리 그룹장도 연사로 참여해 ‘시장 변화 속에 Branf-ness를 품고 성장하는 법’이라는 주제를 소개했다. 천 그룹장은 “럭셔리 뷰티 1,2위 사업자인 에스티로더그룹과 로레알그룹이 전개하는 브랜드들이 지난해 뷰티컬리에 입점했다”며 “럭셔리 브랜드들이 입점한 이유는 컬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이 매력적이라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모든 브랜드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사실 방법을 알지 못한다”며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걸 파악하고 실행, 검증을 수없이 반복해야 한다. 매일매일 체크하고 실행에 옮기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초간편식 b2b2c로 성장세를 기록 중인 윙잇의 임승진 대표도 연사로 참여해 비즈니스를 소개했다. 창업 전 전국 식당을 다니며 네이버 리뷰어로 활동한 임 대표는 초간편식이라는 틈새시장을 발견해 창업에 뛰어든 케이스다.
그는 “8년 전인 창업 당시 간편식이 태동할 무렵이었는데, 당시엔 영업망 구축이 어려웠다”며 “현재는 술집, 식당, 편의점, 대학식당 등 1500개사에 윙잇 제품을 거래하고 있고, 재구매률도 5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국내 패션 기업 중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신성통상의 노하우도 공개됐다. 신성통상 데이터 전략팀의 수장인 송대문 이사는 대기업이 데이터 분석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너무 많은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탑텐, 폴햄, 지오지아 등의 브랜드를 전개 중인 신성통상의 경우 1년에 3억 건의 데이터가 생성된다. 데이터의 중요성은 모든 기업이 인지하고 있는 반면 수많은 데이터를 모두 활용한다는 것은 현실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송 이사의 지론이다.
송 이사는 “기업에서 현실적인 데이터 트랜스포메이션을 하려면 문제의식과 데이터 기획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왜 이런 데이터가 나왔는지를 궁금해 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문제의식’이라면 구매, 물류, 온라인 등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어떻게 데이터를 연결시키고, 보여줄 것인지가 ‘데이터 기획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반성연 비모뉴먼트 달바 대표와 윤태석 인덴트코퍼레이션 대표 등 업계 손꼽히는 경영진들이 연사로 참여해 이커머스 시장의 미래에 대해 토크를 펼쳤다. 행사 이튿날인 9일에는 박세용 어센트코리아 대표, 권윤아 쇼피코리아 지사장, 박준형 GS리테일 플랫폼마케팅팀장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김 대표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올해 1분기가 어려운 시점을 지나고 있는데, 변동 속 돌파구를 찾느라 수많은 기업들이 얼마나 치열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올해 ‘넥스트커머스’에서는 컨퍼런스 외에도 16곳의 테크 기업들이 스몰 매스(Small Ma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했다. ▲자사몰에 리텐션이 부족한가요? ▲내부 인원의 리소스를 줄이고 싶은가요? ▲신규 도달을 위한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가요? ▲자사몰 방문 고객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수많은 고객 리뷰를 파악하기가 힘들 때 ▲영리치 신규고객을 발굴하고 싶다면 ▲속도와 보안 문제를 개선하고 싶다면 등의 커머스·리테일 기업들이 궁금해 할 질문들을 공유하고 답을 찾는 자리로 마련됐다.
여기에 넥스트커머스에서 첫 선을 보인 '브랜드 특별관'도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김종필안경(디자인샤우어) ▲서니라이프 ▲미미달 ▲드제코 ▲낼나 ▲플레이포에버 6개의 브랜드가 참여한 브랜드 특별관에서는 콜레보레이션이 필요한 기업들과 파트너를 맺을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넥스트커머스2023’에는 전국 커머스·리테일 기업 종사자 및 관계자 900여 명이 참석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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