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요사키는 6월 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오피스타워 가격 하락세를 지적하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게 할 정도로 역사상 최악의 부동산 가격 폭락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피스 타워 가격이 지난 2019년에 비해 무려 70% 이상 폭락한 상태"라며 "오피스 타워가 가치를 잃으며 노숙자들을 위한 쉼터로 전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상업 부동산은 최근 지역은행들의 파산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금리 상승과 재택근무 추세 등이 얽혀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JP모건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중에 4500억 달러가량의 디폴트를 맞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은 상업 부동산 가격이 고점 대비 40%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기요사키 외에도 미국 월가에서는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고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6월 7일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업용 부동산 침체로 은행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소형 은행들이 더 통합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업 부동산 침체로 더 많은 은행이 파산에 처할 위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옐런 장관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상업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 은행들이 앞으로 겪을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해 구조조정 등 폭넓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기업들의 재택근무 확산의 영향으로 최근 상업 부동산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코스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 사무실 공실률은 12.9%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최고 공실률을 넘어섰고 코스타가 2000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헤지펀드계 전설로 불리는 스탠리 드러켄밀러도 6월 8일 경제전문지 포춘과의 인터뷰를 통해 “SVB 사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상업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오피스 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고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여파로 시장에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주식, 부동산 등 시장 곳곳에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지난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결국 SVB 파산 사태 등으로 터지게 된 것인데, 이는 시작에 불과하고 향후 상업용 부동산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5월 30일 트위터를 통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붕괴 중이다”고 경고했다. 대규모의 상업 부동산 채권의 만기가 곧 도래한다고 지적한 크래프트 벤처스 창립자인 데이비드 삭스의 트윗에 대한 답변이다. 머스크 CEO는 “상업 부동산이 지금까지 중에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지역은행들이 상업 부동산에 대한 익스포저가 커 대규모 디폴트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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