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남원문화원, 친일 작가 논란에 새로 제작
시민단체 "10대로 보기 어렵다" 주장
논란은 지난 5월 새 영정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은 5월 25일 ‘제93회 춘향제’에 앞서 새 영정을 전북 남원의 광한루원 춘향 사당에 봉안했다.
남원시의 위탁을 받아 남원문화원이 제작을 주도한 이 영정은 가로 94㎝, 세로 173㎝ 크기로, 김현철 작가가 지난 1월 제작에 들어가 넉 달여 만에 완성했다.
제작 비용으로 1억7000만원이 들었다. 시는 춘향 사당에 봉안했던 춘향 영정이 친일 작가 김은호 화백의 작품으로 밝혀지자 2020년 10월 철거하고 새 영정 제작에 착수한 것이다.
하지만 새 영정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이를 본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가 지난 13일 성명서를 내고 “그림 속 춘향이 도저히 10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연석회의는 “새 영정은 젊은 춘향의 곱고 순수한 자태가 드러나는 것도 아니고 목숨을 바쳐 지켜내고자 했던 곧은 지조가 드러나는 것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연석회의는 춘향제 기간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최초 춘향 영정이 1313표의 '선호 표'를 받은 반면 새로 그린 영정은 113표를 받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에 남원시는 “판소리 완판본과 경판본의 첫 대목에 등장하는 춘향의 모습 즉, 17세 전후 나이의 18세기 여인상”이라며 “준비과정에 남원 소재 여자고등학교에서 추천받은 7명의 여학생 모습을 참고했다”라고 반박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