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재무부에 따르면 인텔의 새로운 공장은 이스라엘 남부 키르얏 갓에 2027년 완공될 예정이다. 새롭게 완공되는 공장과 관련한 투자 규모나 조건 등 세부사항을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새 공장에선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투자는 이스라엘에 대한 역대 최대 외국인 투자"라며 "이스라엘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스라엘은 인텔의 4대 공급처 중 하나로, 인텔은 지난 50년 가까이 이스라엘에 투자해왔다. 지난 2017년엔 이스라엘의 자율주행 지원 시스템 개발 업체인 '모빌아이 글로벌'을 150억달러(약 19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PC용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때 반도체 시장을 호령했던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서는 뒤쳐진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최대 손실을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제조공장에 대한 생산과 투자를 확대한데다 PC용 칩 매출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올해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반도체 시장에서의 재기를 노리고 있는 인텔은 최근 들어 이스라엘뿐 아니라 유럽 내 생산기지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이스라엘 투자는 지난 6월 16일 폴란트 브로츠와프 인근에 46억 달러(약 6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지을 계획을 밝힌 지 이틀만에 발표돼 더욱 시선을 모았다. 반도체 재가공 및 패키징·테스트 등 후공정 작업을 위한 공장을 짓고, 2027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인텔은 이 외에 아일랜드와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마그데부르크(170억유로), 아일랜드(120억유로)에 각각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인텔은 향후 10년간 유럽에 반도체 생산과 연구·개발을 위해 80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지난해 밝히기도 했다.
유럽은 미국과 아시아 의존도가 큰 반도체 공급망을 유럽지역으로 옮기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조금을 풀고 있다. 이에 인텔은 반도체 공장 설립으로 화답하며 유럽 내 반도체 밸류체인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