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신고하기도 벅차요" 늘어나는 무인점포만큼 들끓는 범죄
전국에 무인점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수요와 인건비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7월 기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433만 9000명으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개인 혹은 무급 가족 종사자와 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을 뜻하며, 무인점포 운영자도 여기에 속한다.

전체 자영업자 수는 2017년부터 매년 줄고 있는 데 반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018년부터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전체 자영업자의 75%에 달한다.

무인점포가 증가하면서 이를 노린 관련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19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무인점포의 범죄 실태 및 형사정책적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를 확인하면, 2022년 1월 말 기준 서울 내 무인점포는 2855곳이다. 이는 빨래방부터 노래방, 아이스크림 판매장, 인형뽑기방, 카페 등 모든 업종의 무인점포를 집계한 수치다.

2020년 9월부터 17개월간 서울에서 발생한 무인점포 범죄는 모두 1640건이다. 대부분(84%)은 절도 사건이었으며, 피의자들은 10대(57.3%)와 20대(16.6%)가 가장 많았다. 평균 피해액은 37만 원이다.

이는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국 무인점포 절도사건은 무려 6344건이다. 하루에 13건꼴로 절도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절도 건수가 월평균 34% 증가했다.

신고하지 않고 넘어가는 소액 절도 사건까지 포함하면 실제 범죄 건수는 집계된 수치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