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부동산 시장, 거래량 감소
올해 초, 최저점을 찍고 2개월 연속 증가해 훈풍 기류가 감돌던 전국 부동산 거래량이 월 10만 건 아래로 하락하며 반등세가 한 풀 꺾였다.
빅데이터 및 AI 기반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2023년 6월 1일 기준)를 기반으로 분석한 2023년 4월 전국 부동산 유형별 매매거래 특성 리포트를 발표했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4월 전국 부동산 매매거래량은 9만1669건으로 3월(10만30건) 대비 8.4%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건을 상회하던 거래량이 다시 하락한 것으로, 전년 동월인 2022년 4월(12만6709건)과 비교해서도 27.7% 감소한 수치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최저 6만6697건에서 최대 8만2180건 선에 머물렀던 거래량보다는 높아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접기는 아직 이르다.
‘안갯속’ 부동산 시장, 거래량 감소
유형별로 살펴봤을 때도 모든 유형의 부동산이 일제히 직전월과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대비 상가·사무실의 경우 20.5% 떨어졌으며, 공장·창고 등(집합) 18.6%, 오피스텔 18.3%, 토지 10.4%, 연립·다세대 8.4% 순으로 하락했다. 전년 동월 비교로는 오피스텔이 55.4%로 가장 크게 감소했고 연립·다세대 53.4%, 공장·창고 등(집합) 49.5%, 상업·업무용 빌딩 49.1%, 상가·사무실 44.1% 순으로 감소했다.

반면, 4월 거래금액은 전월(27조2798억원) 대비 4.7% 오른 28조5570억원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나타냈다. 유형별로는 상업·업무용 빌딩이 42%로 큰 폭 상승했고 상가·사무실(27.4%), 공장·창고 등(일반)(15.9%), 연립·다세대(3.8%), 아파트(1.6%)가 뒤를 이으며 증가했다. 그러나 거래금액 또한 전년 동월(37조4291억원)과 비교하면 23.7% 하락한 수준으로 단기간 내에 시장 회복을 기대하기는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4월 부동산 거래 중 가장 눈에 띄는 유형은 오피스텔이다. 직전월 2546건이었던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4월 들어 2079건으로 18.3% 줄었고, 거래금액 또한 3월(4794억원) 대비 15.9% 하락한 403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오피스텔의 거래 감소는 더욱 뚜렷하다. 거래량은 전년 동월 4664건에 비해 55.4% 급감했고 거래금액 또한 9257억원 대비 56.5% 하락했다. 올해 4월을 기점으로 전세사기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함에 따라, 전세사기 공포로 인한 전월세 거래량이 위축되면서 오피스텔 매매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량은 1144건으로 직전월 거래량인 1224건 대비 6.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제주의 거래량 하락폭이 45.8%로 가장 컸고, 인천(32%), 대구(27.9%), 경북(15.3%), 충남(13.5%)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전북(25.4%), 세종(20%), 충북(17.4%), 경남(16.5%)은 3월 대비 거래량이 증가했으며, 대전과 울산에서는 직전월과 동일한 수의 거래가 이뤄졌다. 거래금액은 직전월(2조4344억원)과 비교해 42% 오른 3조4579억원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경남과 경기도, 대구에서는 전월 대비 각각 131.6% 115.5%, 103% 증가한 수치를 나타내며 거래금액이 두 배 이상 뛰어올랐고 뒤이어 충북(48.9%)과 부산(45.5%)이 자리했다.
‘안갯속’ 부동산 시장, 거래량 감소
4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3만3518건으로 직전월 3만4745건에 비해 3.5% 하락했고 거래금액은 13조3507억원에서 1.6% 오른 13조5692억원에 그쳤다. 전년동월과 비교해서도 거래량은 0.4% 감소하며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거래금액의 경우 29.7% 증가했다.
이 같은 거래금액 증가는 서울,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과 일부 광역·특별시의 거래량 증가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수민 대표는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회복 조짐을 나타낸 전국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4월들어 다소 정체된 모습”이라며 “다만 지난해 하반기 내내 이어진 하락 흐름을 끊어내고, 지역별, 유형별로도 계속해서 다른 거래 양상을 띄는 만큼 시장 반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