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생성형AI 개발 위해 경력직 채용 나서
네이버-SKT, AI 인력 채용 두고 갈등 빚어

[이명지의 IT뷰어]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를 오가는 직장인들.(사진=한국경제신문)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를 오가는 직장인들.(사진=한국경제신문)
모든 비즈니스는 '인력'에서 출발합니다. 양질의 인력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죠. 그래서일까요? 과거 반도체 업계에서도 반복됐던 인재 영입 전쟁이 이제는 AI 업계로 옮겨간 양상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공격적인 인재 영입을 발표했죠. AI와 데이터 분야 경력 사원을 모집합니다. 특히 생성형 AI 분야 인력을 대거 모집하는 점이 눈에 띄네요. 이 인력들은 삼성전자가 오픈AI의 챗GPT 대항마로 개발 중인 자체 AI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다른 기업들 역시 인재 영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6월 21일, KT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사의 AI 사업 청사진을 밝혔습니다. 2년 후인 2025년까지 로봇과 케어, 교육 분야에서 총 1조원의 매출액을 목표로 내세웠죠.

이를 위해선 인력 확보가 필수겠죠? KT AI 빅데이터사업본부 최준기 본부장은 자사의 AI 인재 확보 방안을 묻는 질문에 "KT는 청년 디지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에이블스쿨'을 통해 입사한 인력과 함께 내부 개발자들에게 AI 개발자로의 전환을 돕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라 말했습니다.

사실 기업들이 AI 인력을 확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투자를 한 만큼 채용 규모를 확대할 수는 있지만, '적임자'를 찾기가 힘든거죠. 그간 국내에 AI 관련 학과와 대학원이 생기긴 했지만, 아직 현장에 투입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중론입니다.

이 때문에 경력직을 둘러싼 갈등도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SK텔레콤을 상대로 'AI 인력 빼가기를 멈춰달라'는 내용 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내용 증명에는 정석근 전 네이버 클로바 총괄을 SK텔레콤 미국 법인 대표로 채용한 것과 네이버 AI 전문가들을 빼가는 것을 묵인할 수 없다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특히 정 전 총괄의 이직 과정에서 네이버의 AI 핵심 인력들과 접촉했다는 게 네이버클라우드 측의 주장입니다. 네이버는 이러한 행위는 업무 위임 계약서 상의 겸업 금지와 부정경쟁방지법 등의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조직적으로 네이버의 AI 인력을 빼 오려는 움직임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원만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죠.

치열해지는 기업들의 초거대 AI 전쟁에 맞춰 AI 인재 쟁탈전 역시 더 거세질 것 같습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