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의 파산신청 건수가 최근 13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더드앤프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6월 24일 미국 내 기업의 파산 신청 건수가 올해 들어 324건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미국 기업의 전체 파산 건수는 374건이었다. 이와 비교해 올해는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지난해 전체 건수와 맞먹는 숫자의 기업들이 파산을 신청한 셈이다. 특히 올해 4월까지 파산 신청 건수는 23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2010년 이후 같은 기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미국과 캐나다에서 발생한 채무 불이행도 41건으로, 전년동기 대비로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샤론 우 무디스 부사장은 "특정 업종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 분야에서 채무 불이행이 발생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약하고 부채 부담이 큰 기업, 특히 주로 대출 시장에서 차입하는 기업의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보고서를 통해 투기 등급 기업의 채무불이행 비율이 올해 연말까지 장기평균인 4.1%를 넘어 4.6%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4월 말 5%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내 파산이나 채무불이행 기업들의 증가는 높은 대출금리로 인해 기업들의 신규 자금 확보 비용이 증가한데다 경기 또한 침체 국면에 빠져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더 많은 유동성이 필요하거나 재융자가 필요한 기업들은 이미 높은 신규 부채비용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상황에서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표하고 나서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솔로몬 파트너스의 마크 후트닉은 "사실 우리는 그동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용이 느슨한 환경에 처해 있었다"며 "정상적인 대출이 불가능했던 기업들도 제한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비교해 현재의 경우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며 추가적인 채무 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