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사장은 평소 “탄소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회사가 가장 좋은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 에너지 산업의 효시이자 산증인인 SK에너지가 미래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공급하는 대표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SK에너지는 2021년 CIC(Company in Company) 체제로 재편해 산하에 석유 정제 사업 중심의 R&S(Refinery & Synergy), 석유 제품 유통 사업 중심의 P&M(Platform & Marketing) CIC를 두고 있다.
R&S CIC는 공정 효율 개선과 친환경 연료 전환을 비롯한 탄소 감축 전략을 기획, 실행하며 2050년 넷 제로(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 P&M CIC는 주유소에서의 수소 연료전지 실증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관련 사업 기반을 마련했고 전기차 충전과 세차 등 여러 영역의 기업들과 협업하며 ‘친환경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핵심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조 사장은 “R&S CIC는 정유업의 친환경 전환(green transformation)을 위해 리사이클·리뉴어블 기반의 친환경 제품 생산 준비, 전기화 시대 대응을 위한 청정 에너지 발전 사업 진출을 위한 검토도 적극 진행 중”이라며 “P&M은 네트워크 자산과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친환경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며 올해 세계 에너지 시장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조 사장은 전쟁 이후 더욱 부각된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세계 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큰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도 에너지 전환이 다양한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도 보고 있다. 이처럼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리스크와 기회가 상존하는 만큼 SK에너지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를 견고히 하고 위기 대응에 더욱 정교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 SK에너지가 깊게 들여다보는 부분으로 ‘에너지 &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변화’를 꼽았다. SK에너지의 핵심 역량과 사업을 친환경 전환하는 것이 반드시 해내야 하는 숙제인 것이다. 조 사장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지만 1962년 울산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는 지금보다 더 불확실했을 것”이라며 “’패기와 믿음’으로 도전을 함께 극복하면 올해도 더욱 희망 찬 미래를 위한 성과를 이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SK에너지의 전신인 유공의 재정팀에 입사해 SK 금융팀 팀장, SK텔레콤 재무관리실장 상무, SK 재무부문장 부사장을 지냈다. 전략 사업의 실행력을 높이고 사업 효율성을 강화하는 데 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다른 사업부문과 시너지를 높이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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