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 전시회(CES) 2023’에 참석해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 방식의 근본적인 대전환을 뜻하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구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해양 기술을 토대로 그룹 내 에너지·산업 기계 솔루션과 연계해 친환경 벨류 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글로벌 1위 조선사로서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한 HD한국조선해양의 역할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계열사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해양 원천 기술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친환경 선박과 인공지능(AI), 자율 운항 기술이 그것이다. 지난해 8월 선박용 가스·친환경 시스템 사업을 담당하는 SD사업부를 신설하며 사업형 지주회사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 밖에 정 사장은 최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조선 해양 박람회 노르시핑(Nor-shipping)에 참여하는 등 해외 선주들과의 신뢰를 쌓으며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현재까지(6월 28일 기준) 총 97척, 116억2000만 달러(잠정)어치를 수주했다. 상반기가 채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연간 목표(157억4000만 달러)의 73.8%를 달성한 상황이다.
정 사장은 사람이 미래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판단 아래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줄이는 한편 가족 친화적 기업 문화 조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HD현대의 전 계열사는 초등학교 입학 전 3년간 임직원 자녀의 유치원 교육비를 자녀 1인당 최대 18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HD현대 17개 계열사가 입주한 판교 글로벌R&D센터(GRC)에 최장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사내 어린이집 ‘드림보트’를 개원, 임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전 계열사가 유연 근무제를 실시해 직원이 자유롭게 근무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정 사장은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여러분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9월부터 미래 조선 해양 분야의 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서울대와 손잡고 개설한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대학원 융합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 전원에게 장학금이 지급되며 입사 지원 시 가산점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또한 올해 연세대·고려대 등과 잇달아 ‘미래 인재 육성 산학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HD현대의 미래 오션 모빌리티·에너지·첨단 건설 기계 분야 등을 이끌어 나갈 차세대 핵심 인재 육성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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