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투자부터 관리까지 알기 쉽게 쏙쏙
“디폴트 옵션이 뭐야?”
7월 2일부터 시행된 디폴트 옵션 가입을 두고 직장인들의 궁금증이 커졌다. 언론에서도 퇴직연금 운용법과 수익률 비교 기사를 앞다퉈 내는 중이다. 하지만 퇴직연금을 자세히 소개하는 책자나 자료는 막상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쿼터백그룹의 강영선 연금연구소 소장과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민주영 이사가 ‘한경무크 퇴직연금 고수되기’ 책을 펴낸 이유다.
책은 퇴직연금 투자의 기본부터 운용, 수령까지 단계별로 꼼꼼하게 구성했다. 독자의 관점에서 기획해 실제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운용 사례를 예로 들어 개선점을 분석해 주기도 한다. 저자들은 현장에서 만나는 연금 가입자들이 확정 급여형(DB)과 확정 기여형(DC)의 차이는 물론 심지어 회사에서 가입한 퇴직연금 유형마저 모르는 이들이 다수인 것을 보고 투자 지식이 많지 않은 사람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책을 기획했다고 한다.
그러면 과연 퇴직연금만으로 얼마나 모을 수 있을까. 책은 여러 상황을 가정해 DB형과 DC형 가입자의 예상 퇴직연금 수령액을 시뮬레이션해 보여준다. 초봉 월 200만원, 임금 인상률 3%를 가정할 때 한 회사에 35년을 다니면 DB형 가입자는 퇴직 시 약 1억163만원을, DC형 가입자는 같은 조건에서 연평균 수익률 6%로 계산했을 때 약 3억2481만원의 적립금이 쌓인다. 투자 운용에 따라 퇴직 시 받는 연금 차이가 2배가 넘는 셈이다.
책은 이에 따른 해법을 제시한다. DB형 가입자라면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개설해 연금을 불릴 수 있고 DC형 가입자는 매년 적립되는 금액을 가지고 어떻게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지 알려주는 식이다. 투자 경험이 없어 연금 운용을 제대로 못하고 원금 보장형 상품에만 돈을 넣어 놓았던 DC형 가입자들을 위해 도입된 디폴트 옵션 제도도 자세히 설명한다.
적립금을 운용 지시하지 않아 생기는 불이익을 막고 디폴트 옵션 상품의 구조와 수익률 현황도 한 번에 보기 쉽게 제시했다. 지난 1년 동안 퇴직연금 판매사들이 운용했던 상품들을 초저위험부터 고위험 상품까지 정리해 각각의 수익률도 한 번에 비교해 주는 표는 그래서 더 유용하다.
이름은 비슷해도 금융사별로, 상품 구조별로 수익률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초저위험 상품 21개 중에서는 삼성증권 포트폴리오가 3개월 수익률 1.15%로 가장 높은 반면 한국투자증권 외 3개 금융사의 디폴트 옵션 상품의 수익률은 0%다. 고위험 상품 중에서도 KB국민은행 디폴트 옵션 포트폴리오 상품의 3개월 수익률은 7.86%인 것에 비해 미래에셋증권 디폴트 옵션 상품은 1.98%에 그쳤다. 표만 잘 들여다봐도 같은 적립금을 쌓으면서 미래 가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원금 보장형 상품 중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는 투자 상품도 차근차근 소개하고 있다. 경제 신문을 읽을 때 종종 접했지만 자세히 몰랐던 파생결합사채(ELB)나 이율보증보험계약(GIC) 등이 어떤 구조로 수익을 내는지, 해당 상품 중 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무엇인지 표로 정리해 놓는 식이다.
연금 가입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ETF자문포트폴리오(EMP)·타깃데이트펀드(TDF)·밸런스펀드(BF)는 물론 부동산 펀드인 리츠(RITs), 연금 개시 이후 활용할 수 있는 타깃인컴펀드(TIF) 등도 자세히 안내해 지금까지 잘 모르고 투자하던 연금 상품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여 주고 금융감독원 사이트에서 해당 상품 수익률을 비교해 보는 법도 안내해 준다. 이와 함께 상황에 맞는 퇴직연금 상품을 고르고 투자 노하우를 얻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 가입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상황을 대입해 보고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이 밖에 연금 가입자들이 그동안 궁금했지만 딱히 답을 구하기 어려웠던 것들을 Q&A로 구성해 놓은 부분도 눈여겨볼 만하다.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려운 이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최적의 자산 배분과 목표 설정 기준, 투자의 위험성을 낮춰 주는 리밸런싱 방법과 퇴직연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절세 노하우,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받았을 때와 연금으로 받았을 때의 차이, 중도 인출 정보, 임금피크제에 걸렸을 때 연금을 더 받는 방법 등은 특히 유용하다.
책을 낸 강영선 소장과 민주영 이사는 오랫동안 연금에 관한 실무와 연구를 두루 거친 연금 금융 경영학 박사다. 특히 강 소장은 고용노동부에서 퇴직연금 교육을 맡고 있기도 하다. 민 이사는 “퇴직연금 운용 결과에 따라 은퇴 이후 생활의 질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많은 독자들이 책을 통해 퇴직연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연금을 잘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경무크 퇴직연금 고수되기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할 퇴직연금
강영선·민주영 지음│한국경제신문│2만원
윤제나 기자 z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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