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권 경영 영업 관행 제도 개선방안' 발표
신규 플레이어 진입으로 은행 진입장벽 대폭 낮춘다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하겠다는 의사 이미 밝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2월부터 논의해 온 은행 경쟁 촉진 방안으로 '6번째 은행'을 택했다.

금유당국은 5대 시중은행 중심으로 굳어진 은행권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해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적극 유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금융회사의 시중은행 전환을 허용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지방은행에 대한 신규 인가도 추진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과점 체제가 이자 장사에만 치중하는 관행으로 이어졌다는 판단 아래 지난 2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경쟁 촉진 방안을 논의해왔다. 은행업계에 신규 플레이어, 즉 '메기'를 풀고자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춘 게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우선 단시일 내 안정적·실효적 경쟁 촉진을 위해 기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기로 했다.

유력한 후보로는 대구은행이 꼽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구은행이 전국적 지점망을 가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이며, 금융당국은 신청이 들어오는 대로 전환 요건에 대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0여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등장하는 것이다.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인가 정책도 '오픈 포지션'으로 전환된다.

기존에는 사실상 금융당국에서 인가 방침을 먼저 발표한 뒤 신규 인가 신청·심사가 진행됐으나 자금력과 적절한 사업 계획만 갖췄다면 언제든 인가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 뒤를 이을 '4번째 인터넷 은행'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키움증권을 유력 후보로 꼽는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유사 수신 기능을 갖췄다. 키움증권은 2019년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한 이력을 갖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은행 산업을 언제든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는 경합시장으로 바꿔 나갈 것"이라며 "실제 경쟁자가 진입하지 않더라도 잠재적 경쟁자에 대해 인식하게 될 경우 경쟁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선 방안에는 저축은행이나 지방은행, 외국계 은행 지점 규제를 완화하고 경쟁력을 높여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간 인수·합병 범위가 확대되고 외국계 은행 원화 예대율 규제가 완화된다.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의 공동대출 활성화, 핀테크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금융 업무 범위 확대 등 금융회사와 IT 간 협업도 강화한다.

기존 금융회사 간 대출·예금 금리 경쟁도 촉진한다. 신용대출을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온라인 대환대출 인프라는 연내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TF 논의 초반 핵심 논의 사항이었던 특화 전문은행이나 스몰 라이선스(소규모 인허가) 도입은 미뤄졌다.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권에 대한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해 은행 핵심 기능인 수신 및 지급 결제 부분에서의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결론 났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