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트위터 겨냥한 '스레드' 출시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은 득 또는 실?

[이명지의 IT뷰어]



미국을 대표하는 경영인인 마크 저커버크 메타 CEO와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격투기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발단은 메타가 트위터를 겨냥한 새 SNS '스레드' 출시를 앞두면서부터 였는데요.

한 누리꾼이 머스크에게 스레드 출시 소식을 전하며 "저커버크가 주짓수를 하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자 머스크는 "저커버크가 케이지(철창)에서 대결할 준비가 됐다면 나도 마찬가지"라고 응수했습니다. 이를 본 저커버크가 머스크에게 "위치를 알려달라"고 답변하자 머스크는 "라스베이거스 옥타곤(UFC 공식 경기장)"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뉴욕타임즈의 지난 1일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자선경기 형식으로 격투기를 치루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UFC 회장까지 직접 등판했다고 하는데요.

물론 이 경기가 실제로 이뤄질지,관심을 즐기는 미국 CEO들의 특성상 그냥 온라인 설전에 그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실제 격투기 이전, 'SNS 격돌'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저커버그의 메타는 7월 6일 '스레드'를 내놨습니다. 이 새로운 SNS는 트위터를 저격해 만들었죠. 실제로 UI가 트위터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게시물 1개당 500자 이내의 글을 쓸 수 있고 첨부사진은 10장, 동영상은 5분 이내로 올릴 수 있습니다.

스레드가 내세운 장점은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이 편리하다는 겁니다. 스레드 앱을 내려 받으면 가장 먼저 가입 화면이 나오는데, 인스타그램 계정과 자동으로 연결돼 가입이 가능합니다. 인스타와의 연동성을 강화함으로써 팔로우를 그대로 가져오기도 하고, 아이디도 똑같이 쓸 수 있죠.

이러한 기능에 대해 반응은 엇갈립니다. 우선 사용자를 훨씬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이처럼 월간 활성 이용자수 20억명의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으로 스레드의 사용자는 출시 7시간만에 1000만명의 이용자를 돌파했는데요. 새롭게 옮겨갈 수 있는 SNS를 찾았던 유저들에겐 호평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위터 유저들을 모으는 것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덕질이나 취미, 관심사를 통해 한 곳에 모인 트위터 유저들은 현실과 모바일 공간과의 구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즉 나의 현실을 트위터 내에서 알리고 싶지 않아하는 거죠. 이 때문에 인스타그램과의 연동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습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트위터는 크고 작은 잡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1일에는 미인증 계정의 경우 하루 최대 600개의 게시물을 볼 수 있고, 유료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 사용자는 6000개의 게시물을 열람할 수 있는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머스크에 따르면 '극단적 수준의 데이터 스크래핑과 시스템 조작을 해결하기 위해'라고 하네요. SNS에서 열람할 수 있는 게시글의 수가 제한된다니... 이러한 말도 안되는 정책에 트위터유저들의 반발은 커졌죠.

지금까지 마스토돈, 블루스카이 등 여러 대체 SNS가 나왔지만 트위터 유저들을 모으는 것에는 실패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등에 업은 스레드는 트위터 유저들을 뺏어올 수 있을까요. 그 전에 두 억만장자의 실제 '맞짱'은 과연 이뤄질까요.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