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병원 신생아실 침대가 비어있다./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병원 신생아실 침대가 비어있다./연합뉴스
우리나라 인구가 2041년 4000만명대에 진입하고 2070년 3800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출산율 저하에다 급속한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데,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5~49세 남성 절반 가량은 혼인 경험이 없는 독신이었다. 통계청은 11일 '인구의 날'을 맞아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저출산과 우리 사회 변화' 관련 통계를 내놨다.

통계청은 저출산으로 우리나라 인구는 2023년 현재 5200만명에서 2041년 4000만명대에 진입하고 2070년 3800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세계인구는 2023년 80억5000만명에서 2070년 103억명으로 증가한다.

출산율 저하에다 급속한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세계인구변화 대비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생산연령인구는 더 큰 폭으로 감소하고 고령인구의 증가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2023~2070년 기간 중 세계의 생산연령인구는 3.6%포인트(p) 줄어들지만 우리나라는 24.4%p 감소한다. 고령인구는 세계는 10.1%p 늘지만, 우리나라는 28.0%p 증가할 정도로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가 올 것으로 통계청은 예상했다.

특히 혼인이 감소하면서 저출산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25~49세 인구 중 혼인 경험이 있는 남자는 52.9%로 2010년 대비 11.8%p 줄었다. 여자는 67.1%로 10.3%p 감소했다. 여자는 30~34세가 마이너스(-)16.9%p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결혼적령기 여성의 혼인이 줄면서 급격한 출산율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혼(법적으로 혼인상태가 아닌 혼인) 출생아 수는 2021년 기준 7682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2.9%를 차지했다. 2001년 7119명(1.3%) 대비 563명 증가했다.

육아로 인한 여성들의 경력단절은 여전했다. 2022년 15~54세 기혼여성 810만3000명 중 경력단절 여성은 139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기혼여성의 17.2%다. 2014년 22.2%에 비해서는 5.0%p 감소했다. 경력 단절 사유는 육아가 42.7%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결혼 26.3%, 임신출산 22.8% 순이었다.

저출산 극복대책으로 일·가정 양립 방안으로 시행 중인 육아휴직은 남성의 참여가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육아휴직자수는 17만4000명으로 이중 남자는 4만2000명, 여자는 13만2000명이었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4.1%였다. 여자는 자녀가 0세, 남자는 자녀가 7세일 때 가장 많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하지만 가정내 남녀 가사분담은 여전히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보였다. 2022년 실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편 21.3%, 아내 20.5%였다. 2012년 조사치인 남편 16.1%, 아내 15.5% 대비 증가했지만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견해(64.7%)와는 차이가 있었다.

이형일 통계청장은 "인구구조변화에 대응하는 다양한 정책을 지원하는 저출산 통계지표 체계를 구축해 2024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