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로·후드 티셔츠·우비 등 10만원대 제품으로 구성

사진=타미 힐피거
사진=타미 힐피거
동물 보호와 관리 의무를 강화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지난 4월 시행됐습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변화된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봐야겠죠. 이미 반려견이나 반려묘는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죠. KB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6월 발표한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 반려가구는 55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5.7%에 달한다고 합니다. 반려인은 1262만명이고요.

사회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시는 앞으로 6개월간 '사회적 약자의 반려견 장례 대행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는데요. 반려동물의 장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기초연금수급자 독거노인 등이 대상입니다. 이들의 부담을 더는 동시에 올바른 동물장례 문화를 확대한다는 취지입니다.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도 나오고 있죠. 어제(11일) DB손해보험은 반려견 치료비를 실손 보장하는 보험을 출시했고요, 현대해상도 이달 3일에 보호자와 반려견을 모두 보장하는 펫보험을 선보였습니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반려가구의 81.6%가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라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패션업체도 나섰습니다. 타미 힐피거입니다. 타미 힐피거는 1985년 미국 출신의 디자이너 토미 힐피거가 설립한 패션 브랜드죠.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습니다. 타미 힐피거는 1980~1990년대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출시 초반에는 소수의 상류층 남성을 타깃으로 제품을 선보였는데, 이 전략이 대중적으로 통하며 크게 인기를 얻은 것입니다. 당시 상류층 문화를 동경해온 1020세대 흑인들이 타미 힐피거를 착용하면서 인기 브랜드로 올라서게 된 거죠.

소규모 남성복 브랜드로 운영하려던 창업자 토미 힐피거의 생각과는 달리 젊은층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커지자 여성복, 액세서리 등으로 라인을 늘리고, 해외 진출도 나섭니다. 1996년 유럽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시작했으며, 국내에는 2003년 처음 들어왔습니다. 당시 SK네트웍스(현 한섬)가 남성 라인을 국내에 선보이면서 정식 론칭했습니다. 이듬해 여성복을 론칭하고, 2007년 아동복을 추가하면서 적극적으로 국내 사업을 확장해 왔고요.

이런 타미 힐피거가 최초의 '펫 컬렉션'을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고 합니다. 오늘(12일) 반려견을 위해 디자인된 제품을 판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타미 힐피거 측은 "다양한 의류와 엄선된 액세서리로 구성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창업자 토미 힐피거는 "개는 종종 개인적인 스타일과 자기표현의 연장선, 폭넓은 의미의 가족이다. 이 컬렉션에 생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전 세계 소비자들과 교감하겠다"고 말했고요.
사진=타미 힐피거
사진=타미 힐피거
이번 컬렉션은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미국 프레피(Preppy) 스타일이 특징입니다. 프레피는 미국 명문 사립고등학교 '프레퍼라토리 스쿨(Preparatory School)'을 다니는 학생을 지칭하는 단어인데요. 캐주얼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드는 분위기의 복장입니다. 미국 드라마 '가십걸'에서 주인공이 입고 나온 패션들이 '프레피 룩'이기도 하죠.

타미 힐피거의 첫 반려견 컬렉션에는 브랜드의 특징색인 레드, 화이트, 블루 컬러를 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클래식 폴로 셔츠와 전면 중앙에 TH 로고가 있는 후디 등이 핵심 제품이고요. 가격은 10만원대입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폴로 티셔츠는 10만9000원이고 후디 셔츠는 16만9000원이더라고요.

타미 힐피거는 이번 컬렉션을 만들기 위해 프리미엄 애완동물 제품 회사인 '카닌(Kanine)'과 협업했다고 합니다. 생산된 전 제품은 전 세계 반려동물 애호가들을 위해 세계 각지로 유통될 예정이며 판매 수익의 일부는 각 지역의 유기견 구조를 위해 기부할 예정입니다.

펫 컬렉션으로 다시 한번 인기 브랜드로 올라서겠다는 타미 힐피거. 전 세계적으로 레트로(복고) 문화까지 자리 잡고 있으니, 이런 분위기를 잘 이용한다면 가능성이 아주 없진 않을 것 같네요. 타미 힐피거가 집사들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