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 개발하는 카카오브레인에 700억원 수혈

[이명지의 IT뷰어]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진=한국경제신문)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진=한국경제신문)
올해 초 카카오는 전체 공동체의 사업 재편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후유증과 AI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로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자회사에 자금 수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대상은 AI와 클라우드 전문 자회사입니다.

13일 카카오는 AI 개발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의 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 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오는 19일 400억원을 납입한 뒤, 10월 19일 300억원을 납입할 예정입니다.

카카오브레인은 향후 카카오의 '명운'을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초거대 AI '코 GPT 2.0'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공개가 예정돼 있죠. 카카오브레인이 카카오의 AI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카카오브레인이 내놓는 결과물은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카카오는 B2B 사업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도 1000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습니다. 공시를 통해 알려진 거래의 목적은 '운영 자금'입니다.

업계에서는 이 거래가 구조조정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5월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재편을 발표했죠. 이 때부터 사업 재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14일에는 임직원들에게 희망퇴직까지 공지했습니다.

이렇게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그간 부진했던 카카오는 당장 2분기에도 완전한 회복을 이루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2분기 예상 매출은 2조 556억원, 영업이익은 13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5% 하락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 투자는 게을리할 수 없죠. 이러한 점에서 오늘 전해진 자금 지원 소식으로 지금의 카카오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엿 볼 수 있습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