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어쩌다 미국서 절도 표적 됐나
미국 내 차량 도난 사고가 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피해 차량이 현대·기아 모델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싱크탱크 형사사법위원회(CCJ)가 발표한 ‘미국 도시들의 범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37개 도시에서 차량 절도 범죄가 지난해 동기 대비 33.5% 증가했다. 또 CCJ는 보고서에 범죄 증가 대부분은 기아와 현대차 모델 절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시 역시 올해 1~4월 현대·기아차 도난 신고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660% 급증했다고 밝혔다.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의 개릿 파튼 경사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차량 절도 급증은 현대·기아차가 훔치기 쉽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미니애폴리스 내 차량 절도는 68% 증가했지만,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하고는 다른 브랜드의 차량 절도 수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틱톡 내 #kiaboys 영상 갈무리
틱톡 내 #kiaboys 영상 갈무리
현대·기아 차량 절도 급증은 지난해 틱톡 내 #KiaBoys, #KiaBoyz 해시태그가 붙은 영상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영상에는 핸들 뒤 덮개를 뜯어내고 USB 케이블로 시동을 건 뒤 기아차를 훔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기아와 현대차의 일부 모델을 훔치는 틱톡 챌린지까지 생겨날 정도로 유행하고 있다. 주로 보안 장치인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2021년 11월 이전 모델이 표적이 되고 있다.

이에 과거 미국의 여러 주(州) 정부와 피해자들이 집단으로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도난 방지 기능 취약을 문제 삼았고, 결국 현대차와 기아는 차량 소유자들에게 총 2억 달러를 보상해 주기로 합의했다.

현대차는 무료 업그레이드를 약속한 380만 대의 차량 중 약 22만 5000대, 기아차는 450만 대 중 약 21만 대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영향을 받는 차종 소유주에게 업그레이드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