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부터 본격 도입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젯거리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DC형‧IRP형)가 특별한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금융사가 사전에 정해둔 기본값에 따라 연금이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러나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제도 특성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려주는 정보가 없어 가입자들 입장에서는 기존 연금 운용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크게 체감하는 바가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퇴직연금 고수되기>를 펴낸 강영선(쿼터백 연금연구소장), 민주영(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 두 저자는 달라진 연금 제도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한경코리아마켓에 출연해 연금 공부 필요성과 디폴트옵션 특징 등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져 관심을 끌었다. 김씨처럼 디폴트옵션 상품이라도 안전한 유형의 상품 선택 비중이 높은 것은 시장 전반의 특징이다. 고용노동부가 7월 19일 고시한 ‘2023년 2분기 사전지정운용방법(디폴트옵션) 주요 현황 공시’를 보면 가입자수 상위에 랭크된 상품은 대부분 초저위험 포트폴리오다.
하나은행 초저위험 포트폴리오가 지정 가입자수 40만4026명으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이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초저위험 포트폴리오 순으로 가입자가 많다. 해당 포트폴리오의 6개월 수익률은 모두 2.18~2.19% 선이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투자 위험도에 따라 크게 초저위험부터 고위험까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KB국민은행 디폴트옵션 고위험 포트폴리오 1’의 경우 공시에 따르면 6개월 수익률이 14.16%에 달한다. 포트폴리오마다 구성이 다양해 안정적인 채권 외에 TDF(타깃데이트펀드), BF(밸런스펀드), SVF(스테이블밸류펀드) 등 원금비보장형 펀드를 포함해 수익률을 끌어올린다.
본인의 투자 성향 및 자금 흐름, 장기 수익률 등 전체를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상품을 지정하면 기존처럼 원금보장형 상품에 묶어두는 것과 운용 수익면에서 별반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두 저자는 본인의 퇴직연금 상황을 파악해 보지 않은 사람의 경우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포털에서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포함한 전체 연금 흐름부터 확인해볼 것을 당부했다. 55세부터 매년 받을 연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한 번에 알 수 있다.
본인의 연금 상태 확인 뒤에는 퇴직연금 포털이나 펀드 비교 사이트에서 연금 상품의 수익률 및 장기 투자 가능성 등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원금보장형 상품 중에도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원리금파생상품결합 사채 등은 만기 수익률이 5% 이상 되는 것도 있어 무조건 위험이 높은 투자 상품만 고르지 않아도 된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서 디폴트옵션 296개 상품 전체의 성과와 수익률도 확인할 수 있으니 상품 비교는 필수다.
연금 가입부터 상품 비교, 투자방법까지 알려주는 <퇴직연금 고수되기>는 상품 유형별 수익률 비교와 장기 수익률이 높은 상품, 연금 시장에서 주목받는 ETF 등의 수익률 비교와 리밸런싱 방법, 연금 수령시 절세 방법 등도 상세히 알려준다.
윤제나 기자 z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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