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단대학 등 연구진 연평균 1℃ 상승 시 폭력성 6.3% 상승
옥스퍼드대·취리히대 연구팀 “고온 지속될 경우 공격성 영향 미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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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지는 가운데 폭염이 폭력성을 부추기는 연구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올 6월 중국 푸단대학과 독일환경건강연구센터 등의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연평균 기온이 1℃ 상승하면 신체적·성적 가정폭력이 6.3%이상 증가했다.

연구진은 2010~2018년 인도, 파키스탄, 네팔의 15~49세 여성 19만4871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겪은 정서적, 신체적, 성적 폭력 경험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이 기간 기온 변동을 비교한 결과, 가정·성폭력이 빈번한 인도의 경우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신체적 폭력은 8%, 성폭력은 7.3% 증가했다.

연구의 공동저자 미셸 벨(Michelle Bell) 예일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고온이 폭력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리적, 사회학적 잠재적 경로가 많다"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폭력 발생률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스위스 취리히대의 공동연구팀에서 세계경제포럼(WEF)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고온이 며칠간 지속될 경우 공격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팀이 세계 각국의 연구를 10개 이상 검토한 결과, 주변 온도가 1~2℃만 올라가도 폭력범죄가 3~5% 증가한다고 밝혔다. 또 2090년까지 기후변화로 모든 범죄가 전세계 최대 5%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난달 서울 관악구 신림동 번화가에서 벌어진 ‘묻지마 흉기 난동’을 시작으로 4일 분당구 서현역에서도 비슷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졌다. 이를 모방한 유사 사건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은 더해지고 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