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4주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기름값이 4주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이 1700원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는 휘발유 판매 가격이 리터(L)당 2000원을 넘긴 곳도 있었다. 경유 판매 가격은 석 달 만에 L당 1500원을 넘어섰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날보다 5원 오른 L당 1692.86원을 기록했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8.93원 오른 L당 1521.38원으로 나타났다. 경유 가격이 1500원대를 기록한 건 올해 5월 10일(1500.5원)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지난해 7월 2100원대를 돌파한 경유 가격은 지난 6월 1300원대까지 내려갔다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오피넷이 발표한 ‘8월 1주 국내 유가동향’에 따르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4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이 연장되면서 국제유가도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주 수입 원유인 두바이유의 가격은 지난 6월 말 배럴당 76달러에서 지난 7일 기준 배럴당 88달러로 올랐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유도 각각 배럴당 85달러, 82달러로 지난 6월 말보다 약 10달러 올랐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발적 감산을 연장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러시아도 원유 공급량을 감축하기로 하자 에너지 가격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 달에도 하루 100만 배럴의 감산을 이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년 국제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른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우디 국영 언론인 SPA 통신은
사우디 에너지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의 9월 생산량이 대략 하루 900만배럴에 달할 것"이라며 기존 감산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주유소의 판매가격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리터당 휘발유 205원, 경유 212원을 깎아주는 유류세 인하 조치까지 이달 말 종료되면 기름값 인상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