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성분 인증' 넘어 자원 선순환 돕는 '컨셔스뷰티' 추구
공병 수거 캠페인, 전국 1300개 매장으로 확대하고 상시 운영
올리브영서 구매 안 했어도 재활용만 가능하면 모두 수거

사진=한국경제신문
사진=한국경제신문
오늘은 뷰티 쪽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패션'과 '뷰티'를 따로 놓고 보지 않으니, 뷰티도 패션의 한 영역이지요.

최근 들어 뷰티업계가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컨셔스(Conscious, 의식 있는) 뷰티'라는 겁니다. 컨셔스 뷰티는 화장품의 성분부터 용기와 패키징까지 전 과정이 친환경적인 제품을 의미합니다. 내가 사용하는 화장품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어떻게 끝나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는 뜻이 담겼죠.

MZ들이 '컨셔스 뷰티'를 유독 좋아한다고 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은 "MZ세대는 소비트렌드를 만들고 자신들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사회에 드러낸다"라며 "기업이나 생산자는 이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가 없는데, 이들은 프로슈머보다 더 적극적인 소비자 역할을 수행하며 확실한 피드백을 기업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소비시장에서 MZ세대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컨셔스 뷰티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미닝아웃(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소비) 현상'이 업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겁니다.

그래서 MZ세대들이 즐겨 찾는 H&B(헬스엔뷰티) 편집샵 '올리브영'이 나섰습니다. 오늘(9일) CJ올리브영은 30여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 중이던 화장품 공병 수거 캠페인 '뷰티사이클'을 전국 약 1300개 매장으로 전격 확대해 상시 운영하기로 결정한 건데요.

올리브영 뷰티사이클은 다 쓴 화장품 용기의 라벨을 제거하고 씻어서 건조한 다음, 가까운 매장을 방문해 계산대에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심지어, 올리브영에서 구매하지 않았더라도 재활용 가능한 화장품 공병이면 모두 수거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죠. 유리병과 철제 스프레이, 별도 팁이 달린 일부 색조 화장품 용기 등은 제외됩니다.

뷰티사이클을 통해 수거한 화장품 공병은 재질별로 구분한 다음 분쇄 및 세척, 원료화 등 처리공정을 거쳐 화장품 용기부터 가전제품, 건축자재 같은 다양한 자원으로 다시 활용된다고 합니다.
사진=CJ올리브영
사진=CJ올리브영
올리브영이 이걸 왜 할까요. '지속 가능한 클린뷰티(성분 검증) 뷰티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올리브영은 2020년 6월 국내 화장품업계에 최초로 유해 성분을 배제한 '클린뷰티 인증'을 도입했을 만큼 자원 선순환에 적극적인데요.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을 제조하면서 동물 보호나 친환경 활동을 실천하는 중소 K뷰티 브랜드를 발굴해 클린뷰티 인증을 부여하는 등 중소 사업자로 그 영역을 확대해 왔습니다.

이번에는 공병 수거 매장을 전국으로 확대해 '컨셔스 뷰티'에 앞장서겠다고 합니다. 올리브영은 인체에 안전한 성분은 기본이고 △친환경 패키징 △공정한 생산 과정 △환경을 위한 지속 가능하고 의식 있는 활동 등 가치실천 영역으로 클린뷰티 개념을 확장시킬 계획입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성분 검증과 동물실험 금지 등 화장품 사용 전(前) 단계의 가치소비가 화장품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라며 "이를 실천까지 아우르는 컨셔스뷰티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올리브영이 얻고자 하는 것은 '선한 이미지'입니다. '컨셔스 뷰티' 하면 '올리브영'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해, MZ세대 소비자의 입에서 "올리브영은 좋은 회사잖아"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기 위한 거죠. 좋은 일의 중심에 올리브영이 있겠다고 하니, 이번 컨셔스 뷰티 활동은 칭찬할 만하네요.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