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올웨이즈, 소액으로 자주 결제하는 패턴…평균 월 3회 이상
성숙기 접어든 이커머스 종합몰 시장서 눈에 띄는 성장세
알리, 저가·빠른 배송 강점…올웨이즈, C2M·팀구매 강점

알리익스프레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쿠팡과 네이버가 양분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 균열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흥 강자의 등장 때문이다. 중국 알리바바의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커머스 스타트업 레브잇이 선보인 ‘올웨이즈’가 급성장하며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후발 주자이지만 이들은 새로움을 앞세워 강자로 부상했다. 기존 플랫폼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 정책, 새로운 구매 방식(팀 구매), 빠른 배송 또는 무료 배송 등이 강점이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올웨이즈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급증하는 실사용자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결제 데이터로 보는 2023년 하반기 유통 전망’ 보고서에서 “성숙기에 접어든 온라인 종합 몰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와 올웨이즈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며 “소액으로 자주 결제하는 패턴을 보이며 공격적인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온라인 직구 규모까지 늘리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온라인 직구 규모는 6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4%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타오바오 등 알리바바그룹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직구 규모까지 늘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점유율은 26% 이상으로 직구 시장 1위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11월 한국에 들어온 중국의 해외 직구 플랫폼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중국 사이트에서 한국어를 지원하고 배송 대행지(배대지) 없이도 한국으로 직접 배송하는 등 한국 고객들의 접근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이후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에 들어온 초반에 해외 직구 사이트로 유명했지만 간편 결제 등 편의성을 꾸준히 개선하며 최근에는 쿠팡·네이버 등과 같은 일반 종합 쇼핑몰이라는 이미지까지 확보하게 됐다.

올웨이즈는 2021년 9월 커머스 스타트업 레브잇에서 출시한 C2M(Customer to Manufacturer : 소비자와 생산자 간 거래) 기반의 초저가 커머스 앱이다. 올웨이즈는 유통 업체가 가지는 마진을 최대한 낮춰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올웨이즈는 ‘다른 플랫폼보다 저렴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200만 명을 돌파했다.

출시 1년 9개월 만인 지난 6월 가입자 수 700만 명, 월간 활성 사용자 수 250만 명, 일간 활성 사용자 수 130만 명 등을 달성했다. 월 거래액은 400억원을 돌파했고 광고 매출이 수수료 매출을 뛰어넘었다.

1년 만에 월간 실사용자(MAU)도 크게 늘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MAU는 지난해 7월 261만 명에서 올해 7월 476만 명으로 8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올웨이즈는 49만9000명에서 260만4000명으로 421.9% 급증했다.
올웨이즈. (사진=올웨이즈)
올웨이즈. (사진=올웨이즈)
특수한 고객층에 집중알리익스프레스와 올웨이즈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기존 유통 플랫폼과 다른 수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입자 데이터에서 차이가 있다. 통상 이커머스의 핵심 고객층은 20~40대 여성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예전부터 여성 고객의 파워가 셌다”며 “백화점·마트·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채널뿐만 아니라 온라인의 유통 채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런데 알리익스프레스는 전체 고객 가운데 70% 이상이 남성 고객이다. 연령대는 20대 34.8%, 40대 31.8%, 30대 28.4%, 50대 16.8% 순이다.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 로봇 청소기, 블루투스 스피커, 블랙박스 등 정보기술(IT) 기기 구매처로 알려지면서 남성 고객 유입이 늘어났다. 여기에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이 해외 직구를 이용하는 특성도 반영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해외 직구 동향 조사에 따르면 남성 고객 비율이 52.1%, 여성 고객은 47.9%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연령대는 40대(32.0%)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가입자 데이터와 유사한 수치다.

최근 들어서는 젊은층의 유입도 늘고 있다. 강점은 ‘가격 경쟁력’과 ‘빠른 배송’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고객을 모으고 있다. 품질 신뢰도와 정품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도 빠르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다.

배송 서비스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CJ대한통운과 협업해 길게는 1~2주 정도 소요되던 해외 직구 상품을 3~5일 내로 받을 수 있게 단축했다. 6월에는 ‘배송 지연 보상 서비스’를 내놓았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고객들에게 최고고객책임자(CCO) 명의로 친필 메일을 보내고 ‘5일 배송 상품’의 배송이 지연되면 1~3달러의 보상 쿠폰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단, 구매 페이지 상단에 ‘예정일 도착 보장’과 ‘배송 지연 시 쿠폰 수령 가능’이라고 명시된 제품에 한해서다.

올웨이즈 사용자 중에는 4050대가 절반이 넘는다. 가장 많은 연령대는 50대(29.8%)이고 40대 28.2%, 30대 19.5%, 60대 이상 16.5%, 20대 6.0% 순이다. 20대는 가입자 10명 가운데 1명도 안 된다는 의미다. 성별로는 여성 고객이 80% 이상이다.

올웨이즈는 농수산물의 생산자 직거래, 팀 구매 등이 4050세대의 이용률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웨이즈는 앱의 강점을 ‘디스커버리 커머스’라고 정의했다. 오프라인에서 장을 보러 갔을 때 구매 계획이 없었더라도 저렴한 상품이 있으면 구매하듯 상품을 계획적으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고 즉각적으로 구매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올웨이즈 관계자는 “디스커버리 커머스는 고객의 가장 큰 갈망인 ‘낮은 가격’을 선사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정의했다.

검색 기반의 커머스에서는 상품 가격의 3분의 1에 가까운 금액이 마케팅비로 나가고 있는 반면 올웨이즈에서는 알고리즘을 통해 낮은 가격의 상품을 고객에게 선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타 플랫폼 대비 낮은 가격의 제품은 마케팅비 절감으로 가능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팀 구매라는 이색 구매 방식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혼자 구매하면 1만원인 상품을 2명이 나눠 각각 5000원에 구매하는 방식이다. 팀 구매 가격 할인 비율은 제품에 따라 다르다. 정해진 팀 단위가 있고 원하는 제품을 눌러 참여 가능한 팀 구매에 들어가면 된다. 인원이 많이 모인다면 백원 단위에도 구매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모든 상품은 무료 배송이다. 쿠팡·네이버 중심의 이커머스, 변화가 생긴다성숙기에 접어든 이커머스 시장에서 이들은 새로운 강자로 꼽힌다.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0조원을 돌파한 상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이커머스 거래액은 206조49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상품군별 온라인 쇼핑 거래액 구성비는 음·식료품(13.6%), 음식 서비스(12.6%), 가전·전자·통신 기기(10.7%)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 몰이 성장을 견인했다. 전문 몰의 거래액은 2020년 연간 기준 48조6431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63조1682억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 74조1377억원까지 늘었다. 월평균 거래액은 2020년 12월 5조644억원에서 2021년 12월 6조2293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12월에는 6조8211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종합 몰의 거래액은 10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2021년부터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종합 몰의 월평균 거래액은 11조395억원으로, 전년(10조3259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1월(10조8356억원)과 12월(11조9212억원) 거래액도 비슷하다.

와이즈앱은 “이커머스 종합 몰의 결제 금액은 지난해 초까지 상승했지만 같은 해 6월부터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쿠팡과 네이버가 주도적으로 시장을 리드하고 있고 그 외의 종합 몰은 장기간 정체기”라고 분석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올웨이즈는 종합 몰에 속하면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후발 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와 올웨이즈의 영향력이 더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이 나오는 이유는 ‘재방문율’과 ‘구매 횟수’다. 이커머스업계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치다. 이마트를 제치고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1위로 올라선 쿠팡이 재방문 쿠폰, 재방문 할인 등을 제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알리익스프레스와 올웨이즈 이용 고객들은 월 3회 이상 구매하고 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월평균 결제 횟수(2023년 1~6월 기준)는 3.23회, 평균 결제 금액은 2만5118원이다. 같은 기간 올웨이즈는 3.58회, 1만1698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미 1~2년 전부터 업계에서 주목했다”며 “젊은층 유입이 늘어나면서 한국의 이커머스 업체들과 경쟁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싸니까 부담없이 사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웨이즈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