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려아연에 5272억 투자
광물에서 폐배터리까지 포괄적 사업협력
고려아연, IRA 충족하는 원료·소재 안정적 공급

김흥수 현대차그룹 부사장(왼쪽)와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사업 제휴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제공
김흥수 현대차그룹 부사장(왼쪽)와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사업 제휴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제공
현대차그룹과 고려아연이 핵심 배터리 원재료 확보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2차 전지 밸류체인을 포괄하는 사업제휴를 맺었다.

고려아연은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 해외 계열사인 HMG 글로벌 LLC로부터 5272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8월 30일 공시했다.

이번 사업제휴로 양 사는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핵심 원재료 공급망 확보 ▲배터리 중간재 공급 ▲미래사업협력 등을 추진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양 사는 IRA를 충족하는 핵심소재원료 확보를 위한 공동 광산투자 및 개발 프로젝트 추진과 전기차 배터리 핵심전략소재인 니켈 공급망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폐배터리 재활용 협력 등 사업 기회 검토 및 필요 기술 공동개발 등 미래사업 확장에도 함께 협력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현대차그룹 해외 계열사인 HMG 글로벌 LLC에 신주 104만5430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발행 신주는 교부일로부터 1년간 한국예탁결제원에 전량 보호예수 한다.

고려아연은 신규 유치한 투자금을 2차 전지 소재 사업 등의 트로이카 드라이브 신사업을 위한 투자재원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제휴로 고려아연은 2차 전지 소재사업을 위한 안정적인 판매처를 조기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전기차 폐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원료가 다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생산에 활용되는 배터리 순환경제의 완결적 순환체계 구축에 협력함으로써, 자원순환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고려아연과 협력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기준을 충족하는 배터리 원료 및 소재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에서 구축 중인 폐배터리 밸류체인에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술을 지닌 고려아연이 참여함으로써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안정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2차전지 소재 사업 밸류체인. 사진=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 2차전지 소재 사업 밸류체인. 사진=고려아연 제공
이번 사업제휴의 가장 큰 특징은 완성차 제조사와 배터리 소재사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전주기를 아우르는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점이다.

고려아연은 연내 완공을 목표로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짓고 있다. 올인원 니켈 제련소의 생산능력은 연간 4만2600톤(니켈 금속량 기준)으로 황산니켈 생산 자회사인 켐코(KEMCO)의 연간 생산능력인 2만2300톤(니켈 금속량 기준)까지 합치면 약 6만5000톤에 이르게 된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고려아연 그룹은 2023년 기준으로 세계 2위,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1위 황산니켈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고려아연은 최첨단 제련기술이 집약된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통해 니켈이 함유된 폐배터리까지 한 번에 처리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요구에 따라 액상이나 결정화된 황산니켈부터 황산코발트, 전구체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수록 배터리 핵심원료 확보는 모든 배터리 업계와 전기차 제조사들이 직면한 리스크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사업제휴를 계기로 고려아연은 배터리 전주기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협력이 가능한 최적의 파트너로서 배터리 업계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