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2회 재택근무 및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반차를 사용하는 ‘얼리프라이데이(Early Friday)’ 등 무신사의 대표 근무제도였던 하이브리드 근무를 없앤다는 내용이 커뮤니티에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신사에 합류한 최영준 CFO가 직원들과의 타운홀미팅에서 재택근무를 없애겠다는 계획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내 어린이집 설치에 관해서도 설치하는 것보다 벌금을 내는 게 오히려 이득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미이행한 사업장의 경우 ‘영유아보육법’ 제 56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27조에 의거해 조사 불응 시 명단 공표를 비롯해 1억원 이하의 과태료(1차 위반 시 5천만원, 2차 이상 위반 시 1억원)가 부과된다. 지난해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미이행으로 명단에 오른 기업은 컬리, 비바리퍼블리카 등 27곳이다.
최 CFO는 삼일회계법인, 베인앤컴퍼니, 티몬, SSG닷컴을 거쳐 올 6월 무신사에 합류했다.
무신사에 재직 중인 ㄱ씨는 “채용전형이 진행될 때도 재택근무가 지속된다고 여러번 얘기했었다”며 “어린이집 개설도 얘기가 나와 입사한 뒤에도 직원들과 어린이집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회사의 방침에 직원들의 불만은 높아져 가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글에는 “재택과 얼프(얼리프라이데이)가 없어질 거여서 그나마 회사의 메리트라 느꼈던 부분이 사라졌다”며 “어린이집도 없앴다는 걸 봐서는 구성원들을 정말 앞으로도 생각 안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고 작성했다. 한편, 5일 커뮤니티에는 무신사 아이디로 접속한 글쓴이가 이번 사안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는 직원들에게 남긴 글이 화제다.
글쓴이는 “블라인드에 불평불만 쓰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게 있으세요”라고 운을 뗀 이 글은 “다 아이들 떼쓰는 것처럼 보인다. 이미 결정된 사항이고 진행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도 보지 않는 기사 꼴랑 1개 내놓고 좋다고 박수치는 건 결국 누워서 침뱉기 밖에 안된다”며 “그대들이 바꿀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아시지 않나. 못 바꾸는 거. 그런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정신차리라”고 게재했다.
주성호 무신사 커뮤니케이션실 언론홍보파트장은 “재택근무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팀별·직무별 업무 환경과 임직원의 상황에 맞춰 재택근무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집 개설에 관해서도 “임직원을 대상으로 어린이집 보육 수요를 조사한 결과 올해 첫 입소를 희망하는 직원이 한 자릿수”였다며, “실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신사를 비롯해 카카오, 야놀자 등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유니콘을 달성한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근무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근무 제도를 축소·폐지하고 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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