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돌릴 틈은 없다. 2024년 12월 드디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4년 만에 성공했다. 향후 2년간 합병 후 통합(PMI) 과정도 바쁘게 돌아갈 것이다. 시스템 통합과 노선 스케줄 조정 등 시너지 전략은 물론 당장 반년 안에 사회적으로 관심이 가장 많은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출범 역시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다른 항공사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지분 매입에 나서며 공석이 될 두 번째 FSC 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장거리용 기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 미주·유럽 노선 확장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 예상만큼 인수 과정도 순탄치 않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계속해서 열려 있다.
남은 변수는 제주항공인데 현재로선 M&A 등 외형 경쟁에 불을 지피기보단 순수 LCC 모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해외여행 업황이 구조적으로 좋고 중국 시장이 새로 열리는 만큼 유기적 성장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정말 오래 기다린 시장 재편인데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인해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그동안 미국 노선이 중요한 수익원으로 부상했는데 트럼프 2기와의 초기 관계 형성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항공업종 투자심리는 환율을 비롯한 대외 변수에 민감한 탓에 주가 역시 꺾였다. 팬데믹 이전에도 일본 여행 보이콧, 중국 사드 갈등 등 지정학적 악재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5년 항공업종 투자는 더 큰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 2016년 탄핵 당시에도 해외여행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 반대로 외국인 인바운드 여행객은 원래 비중이 크지 않다. 단기적인 정세불안이 지금의 국제선 공급 부족과 항공시장 재편 수혜를 바꾸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투자 모멘텀은 변함없다.
단기 수요 움직임보다 구조적인 공급 체질 개선이 더 중요하다. 지금은 공급 환경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 이제 어느 항공사도 운임을 포기하면서까지 점유율 경쟁에 나설 이유가 없다. 신생 LCC가 돌발행동에 나서려고 해도 보잉의 생산차질 여파로 기재 도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팬데믹 이후로는 해외 항공사와의 경쟁 역시 축소됐다. 미국이 계엄령에 놀란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다시 대한항공 대신 중국 풀서비스항공사(FSC)를 선택하진 않을 것이다.
양대 국적사 합병은 이러한 공급자 우위를 더욱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리레이팅 요인이 될 것이다. 항공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최선호주로 대한항공을 매수 추천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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