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근 CJ ENM 대표, 국감 ‘더블소환’+3분기도 적자 유력
구창근 CJ ENM대표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2023년 국정감사에 엔터테인먼트 업계 CEO로는 유일하게 증인으로 더블 출석하는데다 취임 후 3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 대표가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CJ올리브영이 구 대표 재직시절 거래 업체에 갑질을 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5800억 원 규모의 역대급 과징금을 예고 받았다.
이 여파로 CJ 주가가 한 때 10% 넘게 빠지는 등 그룹 전체를 위기에 빠뜨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구 대표는 10월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노위에서는 구 대표 주도로 이뤄진 직원 구조조정에 대해 추궁당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한 구 대표 선임 이후 고강도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회사 측은 인력효율화라고 설명했지만 대상자에게 일방적으로 퇴사를 통보하고 소정의 위로금을 지급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과 가깝게 받아들이고 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커뮤니티에서는 사전 소통 없는 구 대표의 행보에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성토가 쏟아진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투표조작 범죄와 향응 접대를 받아 실형을 받은 비리 PD의 재입사가 온당했는지 캐물을 예정이다. 국민적인 인기를 끈 CJ ENM의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가 일선 PD들의 투표조작으로 인해 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한 실적 전망은 3분기 역시 암울하다. 삼성증권은 6일 CJ ENM의 3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액 1조45억 원, 영업손실 267억 원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4.8%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수치다. 회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여름 텐트폴 영화 더문이 50만 명의 관객도 모으지 못하고 실패한 것이 실적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구 대표 취임 이후 3개 분기 연속 적자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월 5일 기준 CJ ENM 종가는 5만3100원으로 구창근 대표 선임일인 지난해 10월 24일 8만400원에 비해 30% 넘게 빠졌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불려갈 정도로 무리수를 뒀으나 정작 회사 살림은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어 주주와 직원들에게 피해만 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기에 CJ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입지를 다진 CJ올리브영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역대급 과징금을 부과 받게 생겨 구 대표의 그룹 내 위상에 금이 가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구창근 대표 재직시절 납품업체에 독점적 공급을 강요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철퇴를 맞을 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CJ올리브영의 현직 CEO인 이선정 대표가 이번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거래상 지위남용 의혹을 설명하기 위해 출석하는 것도 이번에 적발된 갑질 사태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회사 실적이나 구조조정 외에도 CJ ENM은 구 대표 부임 이후인 올해 초부터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계속 받아왔다. 회사 고층부에서 진행하는 공사가 오너가의 전용 파티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비즈니스를 위한 다목적 홀’이라고 설명했다. 이 공사는 지난해부터 시작해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사 대금만 1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