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5인 미만 사업장·월 150만원 미만’ 직장인 61% 출산휴가 쓰기 어려워
내년부터 정부가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시행할 경우 첫 6개월 동안 부모가 각각 통상임금의 100%를 받게 하는 ‘6+6 부모 육아휴직제’를 시행하는 가운데, 직장인 10명 중 4명은 법적 보장된 권리인 육아휴직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9일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0%가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40%는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25.5%가 '그렇지 않은 편이다', 20.0%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출산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비정규직(58.3%) △5인 미만(67.5%) △월 150만원 미만(58.1%) 등으로, △정규직(27.8%) △대기업(23%) △월 500만원 이상(20.9%)보다 높았다.
출산 후 육아휴직 사용은 더욱 어려웠다. 직장인 45.5%가 육아휴직 사용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에는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지만, 임신이나 육아로 인한 직장 내 불이익은 여전했다.
직장갑질119에 2021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들어온 제보는 54건이었다. 그중 해고·권고사직이 20건(37%)으로 가장 많았다. 임신이나 육아를 위해 휴가를 내거나 휴직을 하면 직정을 떠나야 했다는 의미다. 부당평가·인사발령 13건(24.1%), 직장 내 괴롭힘 10건(18.5%) 등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출산, 육아휴직 미부여 또는 휴직 이후 노동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는 노동관계법령상 형사처벌 조항이 있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초저출생 국가를 벗어나려면 일터에서 여성 누구나 최소한의 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제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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