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역대 최연소·재선 대통령
카리스마·친근감의 적절한 균형감이 강점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2017년 5월 25일(현지 시간)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직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사진기자들 앞에서 악수하는 모습. 처음 만난 두 정상은 상대방 손을 꽉 잡고 서로 먼저 안 놓으려고 해 손등 관절이 하얗게 드러났다. 사진=AP·연합뉴스
2017년 5월 25일(현지 시간)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직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사진기자들 앞에서 악수하는 모습. 처음 만난 두 정상은 상대방 손을 꽉 잡고 서로 먼저 안 놓으려고 해 손등 관절이 하얗게 드러났다. 사진=AP·연합뉴스
올해 6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엘리제에서 있었던 한·프 정상회담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젊은층에서 한국에 대한 동경이 있고, 파리에서 K팝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프랑스 문화도 한국에서 이런 인기를 얻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39세에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이 된 후 2022년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은 24살 연상에 당시 3명의 자녀를 둔 기혼자였던 고교 시절 연극반 스승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게 되면서 논란이 됐다.

하지만 문제 있어 보였던 러브 스토리가 오히려 일편단심 순애보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당시 대선 경쟁상대였던 유력 후보가 비리 문제로 낙마하면서 66% 지지율로 프랑스 제25대 대통령이 되는 사상 초유의 대이변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됐다. ‘제3지대’ 정치 성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을 이미지 브랜딩 측면에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A(Apperance)
현대적인 슬림핏 정장 즐겨…TPO 안 맞는 캐주얼 지적도


언론에서 나폴레옹을 닮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마크롱 대통령의 스타일은 슬림한 핏의 정장과 무늬가 없는 다양한 컬러의 넥타이를 선택하는 등 현대적이고 무난한 편이지만 가끔 이슈가 되기도 한다.

AFP통신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을 위해 하루 전날 선글라스에 남색 스니커즈를 착용한 캐주얼한 차림으로 런던을 찾은 그는 복장 부적절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물론 웨스트민스터 사원 영결식에는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지만, 이로 인해 시간·장소·상황(TPO)에 어울리지 않는 패션룩을 보인다는 여론도 생겼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선 결선 투표일(24일)을 목전에 둔 2022년 4월 17일(현지 시간) 셔츠 단추를 푼 노출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마크롱 대통령의 전속 사진작가 소지그 드 라 모아송니에르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해 알려졌다. 사진=인스타그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선 결선 투표일(24일)을 목전에 둔 2022년 4월 17일(현지 시간) 셔츠 단추를 푼 노출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마크롱 대통령의 전속 사진작가 소지그 드 라 모아송니에르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해 알려졌다. 사진=인스타그램
터틀넥으로 에너지 감축 메시지, 가슴 털로 매력 어필

마크롱 대통령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캐주얼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으로 자신의 접근성과 국민과의 친밀감 그리고 정책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난방비를 아끼자는 취지로 공식석상에 터틀넥 차림을 자주 선보이면서 ‘2024년 에너지 소비 10% 감축’ 메시지를 패션을 통해 전달했다고 본다.

이뿐만 아니라 2022년에는 면도도 하지 않은 후줄근한 모습에 후드티를 입고 등장해 ‘마크롱의 젤렌스키 코스프레’라는 비판을 받았고, 가슴 털이 보이는 화이트셔츠 차림의 과감한 비하인드 컷으로 남성적인 매력을 보이면서 젊은 유권자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평도 들은 바 있다.

종종 파리의 유명한 디자이너 브랜드의 제품을 착용하면서 프랑스의 패션 산업을 지원하고 자국의 미를 선보이며 국제적인 영향력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처럼 패션 스타일은 마크롱 대통령의 리더십, 정책과 함께 그의 공개 이미지 브랜딩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2022년 10월 3일(현지 시간) 독일 통일 32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베를린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터틀넥 차림으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AP·연합뉴스
2022년 10월 3일(현지 시간) 독일 통일 32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베를린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터틀넥 차림으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AP·연합뉴스
B(Behavior)
트럼프도 당황시킨 마크롱의 스트롱 악수법


마크롱 대통령은 강하고 단단한 악수로 유명한데 특히 외국 인사와의 만남에서 자신감 있고 권위를 보여주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의 악수는 상대방에게 강인함과 결단력을 전달하는 데 사용되며, 이는 그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로 이어진다.

마크롱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화젯거리가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악수 대결에 대해 “결코 순간적으로 취해진 순진한 행위가 아니다”라고 언론에 고백한 바 있다.

브뤼셀 나토 정상회의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난 그는 악력 시합이라도 하듯 입을 악무는 표정까지 지으며 손을 꽉 잡고 악수해서 트럼프의 손등에 피가 안 통했을 때 나는 손가락 자국을 고스란히 남겨 놓았다.

“그 악수는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겠다’는 나의 마음을 드러낸, 진실의 순간”이라고 밝힌 것처럼 마크롱은 악수라는 행위가 결코 가볍지 않은 결정적 메시지임을 인지하고 있다.

친근하고 개방적인 보디랭귀지

때때로 마크롱 대통령은 인사나 축하의 의미로 상대방과 팔짱 끼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런 제스처는 친밀감과 단합감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며, 특히 대중과의 소통에서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팔짱 끼기는 국내 정치 이벤트나 국제 회담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대중과의 만남에서 친근하고 개방적인 인사 방식을 선호하며 대중에게 손을 흔들거나 등을 토닥이는 제스처를 통해 국민과의 교감을 더욱 강화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인사 방식은 그의 정책을 국민과 더 가깝게 느끼게 하며 대중의 지지를 얻는 데 기여한다고 분석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여사가 캐주얼 차림으로 르 투케 해변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여사가 캐주얼 차림으로 르 투케 해변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C(Communication)
간결하고 카리스마 있는 소통력…젊고 강한 지도자 이미지 부각


“분노를 표출하고 혼란을 주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앞으로도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들과 만나며 소통해 나갈 겁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2021년 프랑스 남동부 드롬주(州)의 작은 마을에서 지방 순회 도중 길거리에서 ‘마크롱주의 타도’를 외치던 한 남성에게 뺨을 맞은 후 했던 말이다.

얼굴을 가격당한 직후에도 사람들과 계속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 소통을 소중하게 여기는 리더의 이미지가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나폴레옹 이후 2017년 최연소 최고지도자에 오른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통일을 꿈꿨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사망 200주년 기념식에서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헌화하면서 “(나폴레옹을) 일방적으로 찬양하거나 저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취임 당시 ‘강한 프랑스’를 외쳤던 만큼 헌화 결정에는 젊고 강한 지도자란 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복잡한 문제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있는 그가 연설과 인터뷰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복잡한 정책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국민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 그 때문에 감정을 자극하는 포인트와 타이밍을 잘 파악하고 활용하는 전략가라고 분석된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소통력은 마크롱 대통령이 국내외에서 존경받는 리더로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로, 그의 능력은 정책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국민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본다.

상류층 엘리트주의 비판받기도

이미지 브랜딩 차원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가장 큰 강점은 카리스마와 친근감의 적절한 균형감이라고 분석된다. 그의 이미지는 가끔 언론의 비판을 받는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친근하고 행동은 이해하기 쉽게 전달되며, 대중과의 소통 노력도 드러나는 편이다.

반면에 상류층에 더 유리한 경향이 있는 언행과 정책들로 종종 엘리트주의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보완 및 강화한다면 프랑스 국민의 지지는 물론 세계인이 바라보는 프랑스의 이미지 또한 더 긍정적으로 변화, 발전시킬 수 있다고 기대한다.

하지만 성격, 전문성, 가치관 등의 개인적 특성을 포함한 자신의 이미지 가치를 브랜딩하는 이미지 브랜딩에서 가장 바탕이 돼야 하는 핵심은 바로 ‘진정성’임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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