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키노 모그룹 아이에페,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발표

사진=모스키노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진=모스키노 인스타그램 갈무리
명품업계가 요즘 바쁜 모양새입니다. 여기저기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발표하고 있거든요. 얼마 전, 영국의 명품 브랜드 '알렉산더 맥퀸'이 션 맥기르를 새 수장으로 앉힌 데 이어 최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모스키노'도 그간 공석이던 CD 자리에 새 인물을 기용했습니다.

모스키노의 CD가 떠난 것은 지난 4월입니다. 2013년부터 10년간 모스키노를 이끌던 제레미 스캇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죠. 모스키노의 모그룹인 아이에페는 지난 3월 "모스키노의 새로운 과정을 위해 제레미 스캇이 떠난다"라며 "그는 지난 10년간 모스키노의 브랜드 영향력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변화를 위해 계약을 만료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마시모 페레티 아이에페 회장은 "창의적인 제레미 스콧과 함께 일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라며 "브랜드에 10년간 헌신한 것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고요.

이후 최근까지 6개월간 CD 발표는 없었습니다. 모스키노가 아이에페의 중요 브랜드 중 하나인 만큼 몇 달에 걸쳐 다양한 후보자를 검토해 왔겠죠.

그리고 어제죠.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스카나 출신의 1977년생 다비데 렌느를 새로운 CD로 발탁했습니다. 19년간 구찌에 몸담아 온 그를 모스키노로 데려온 겁니다. 렌느는 피렌체의 패션 학교인 폴리모다를 졸업한 뒤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인 알렉산드로 델라쿠라와 4년간 일한 뒤 2004년 2월 구찌에 정식 합류했습니다.

페레티 회장은 "다비데가 우리 가족이 된 것을 환영한다"라며 "그가 모스키노의 유산과 우리의 코드에 대한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비데는 뛰어난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사람 자체가 특별하다. 우리는 그가 이탈리아인의 DNA를 가진 모스키노의 미래를 구축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렌느의 공식 취임일은 11월 1일이며, 첫 컬렉션은 2024년 2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발표될 예정입니다. 다비데 렌느는 "아버지처럼 여겨온 페레티 회장이 모스키노의 책임자로 저를 선택해 감사드린다"라며 "빨리 시작하고 싶다. 재밌게 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소식이 발표되자 알렉산드르 미켈레 구찌 전 CD도 기뻐했습니다. 미켈레는 모스키노의 CD 선임 발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비데 렌느의 사진과 함께 하트 이모티콘을 올렸습니다. 또, 모스키노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다비데 렌느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기도 했고요.

다비데 렌느는 이제 모스키노의 4번째 CD가 됐습니다. 설립자인 프랑코 모스키노가 1994년 세상을 떠난 뒤 로셀라 자르디니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고, 2013년부터는 제레미 스캇이 함께해 왔거든요. 다비데 렌느가 새로운 모스키노를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네요.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