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 개최
“의대 정원 확대 시 모든 수단 동원”

2020년 부산의 한 병원에서 의사들이 파업에 돌입했던 모습.  사진=연합뉴스
2020년 부산의 한 병원에서 의사들이 파업에 돌입했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2006년부터 3000명으로 고정된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의료계가 파업 등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들이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의료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협은 17일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의협 산하 전국 16개 시도 의사회장과 대한전공의협의회, 공중보건의사협의회,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단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필수 의협 회장은 “정부가 의대 증원 방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할 경우 14만 의사와 2만 의대생은 모든 수단을 동원한 강력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2020년 파업 때보다 더 큰 불행한 사태가 나올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내놨다.

이 회장은 "정부와 일부 편향된 학자들은 의대 정원 증원만이 해결책인 양 제시하며 의료계와 아무런 논의 없이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41대 집행부는 전원 사퇴할 각오로 강경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필수 의협 회장. 사진=연합뉴스
인력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소아청소년과의 의사단체도 이날 오전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증원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현장 전문가인 의사들과 상의 없이 의대 정원을 확대했다”며 조규홍 복지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최소한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20년 이상인 사람들 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필수 의료인력 부족 및 지역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내부에서는 국립대를 중심으로 증원하는 방안 등 최소 500명에서 최대 1000명까지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안이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 확대 방향과 구체적인 수치는 오는 19일 발표될 예정이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