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2일 이혼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전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심경을 밝힌 것과 관련해 "마지막 남은 재산분할 재판에서 유리한 결론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입장을 언론에 이야기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비판했다.

앞서 노 관장은 뉴시스 인터뷰를 통해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두고 "남의 가정을 깬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해당 인터뷰에서 노 관장은 "가정은 계약이 아니고 언약이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이 사람과 동물의 다른 점"이라며 "가정이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 아이를 낳고 부인 행세를 하는 것은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날 소송 대리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노 관장과의 혼인관계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완전히 파탄이 나 있었고, 십수 년 동안 형식적으로만 부부였을 뿐 서로 불신만 남아있는 상태에서 남남으로 지내 오다가 현재 쌍방이 모두 이혼을 원한다는 청구를 해 1심에서 이혼하라는 판결이 이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인 일로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키는 게 부적절하고, 항소심 재판부의 당부도 있어 자세히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달라"며 "여러 현안으로 위중한 상황에서 논란을 야기한 점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 대리인은 "불과 이틀 전에 항소심 재판부가 '여론몰이식 언론플레이를 자제하라'고 당부했음에도 노 관장이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을 기자회견과 인터뷰로 밝혔다"며 "법정에서 다투고 있는 당사자 간 문제를 고의적으로 제3자에게 전가해 세간의 증오를 유도하려는 행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대리인은 최 회장이 현재 외국 출장 중으로, 노 관장의 최근 언론 보도 내용과 관련해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노 관장은 11월 9일에도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강상욱 이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30여년 간의 결혼 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려 참담하다"며 "가장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 지켜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상 가사소송의 변론준비기일에는 당사자 출석 의무가 없으나 노 관장이 직접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노 관장은 이혼 소송과는 별도로 지난 3월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의 위자료를 요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위자료 요구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 당시 노 관장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는 김 이사장을 상간녀(相姦女)라고 표현했다.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낸 상간녀 위자료 소송은 11월 23일 첫 변론준비절차에 돌입한다.

양 측 간에는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이다. SK 측은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 4층에 입주했던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퇴거를 요구하고 있다.

2022년 12월 1심은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1억원,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나 양측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은 2024년 1월 11일 첫 변론이 진행된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