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평면·인테리어 적용된 견본주택 눈길, 59㎡ 타입도 드레스룸·펜트리 품어
2만 가구 규모 도시개발사업 밀집…삼성물산 ‘특화 조경’으로 초대형 리조트신도시 된다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공사 현장과 단지 전면에 조성 중인 유럽식 정원 모습. 사진=민보름 기자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공사 현장과 단지 전면에 조성 중인 유럽식 정원 모습. 사진=민보름 기자
주택시장이 연이은 부실 공사 문제로 어지러운 이때, 인천 서구에 후분양 아파트 단지가 베일을 벗었다. 2020년 6월 인천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시행사 DK아시아가 인근 왕길동 133-3 일대에 조성 중인 후속작 ‘왕길역 로열파크씨티’를 공개한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같은 인천 서구 내 2기신도시인 검단신도시에선 입주 후 하자가 대거 발견된 데 이어 급기야 올해에는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까지 발생하며 “사업자들이 후분양을 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공사 동안 분양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업자가 금융비용 및 공사비를 감당해야 하기에 그동안 서울 강남권에서조차 후분양을 추진하는 단지는 드물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1월 14일 방문한 ‘왕길역 로열파크씨티’는 부실공사를 예방할 수 있다는 측면 외에 또 다른 ‘후분양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열흘 뒤인 24일 견본주택을 오픈하며 청약일정을 시작하는 해당 단지에선 천편일률적이고 고루한 기존 신규분양 아파트의 세대 평면과 인테리어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주택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후분양에 나선 왕길역 로열파크씨티가 기존에 없던 신선함으로 예비 청약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고급화한 중소형 평면, 젊은 실수요자 겨냥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현장에 마련된 타입별 견본주택을 살펴보니 지금껏 아파트 견본주택에선 볼 수 없던 최신 설계와 리모델링 트렌드가 십분 반영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중소형 타입 세대에도 그동안 대형 세대에서 가능하던 고급화 평면이 적용돼 인천 지역에 많은 젊은 실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보였다. 무엇보다 각 타입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속에서나 볼 수 있던 고급 주택의 요소들이 집약됐다.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견본주택 59㎡ 타입 안방 드레스룸 및 파우더룸 모습.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견본주택 59㎡ 타입 안방 드레스룸 및 파우더룸 모습.
우선 전 타입이 주택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4베이(bay) 판상형으로 설계됐다. 왕길역 로열파크씨티는 전용면적 59㎡와 74㎡ 세대가 각각 A와 B 두 타입으로, 84㎡는 A·B·C 세 타입으로 나오며 가장 넓은 99㎡는 한 개 타입으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소형인 59㎡ 타입에서도 안방 드레스룸과 파우더룸, 신발장과 복도 펜트리를 찾아볼 수 있던 점이 두드러졌다. 각 동 끝 호실을 차지하고 있는 59㎡ B 타입은 코너 위치에 발코니를 추가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안방을 양창형으로 구성하고 실사용 면적 역시 넓혔다. 84㎡ 타입 이상에선 작은 방 2개에 각각 6자 크기 붙박이장이 매립형으로 설치돼 기존 평면보다 수납공간을 확장했다. 두 방 사이 벽에 위치한 12자 장을 절반씩 반대편에서 이용하도록 만든 아이디어다. 가장 면적이 큰 99㎡ 타입에선 주방 옆에 LG전자 와인셀러가 무상으로 설치되는 알파룸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창호에는 소위 ‘감옥 난간대’라 불리는 금속 울타리 대신 개방감 높은 유리 난간대가 설치됐다. 이 밖에 인테리어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레일 조명과 식탁 위 포인트 조명, 우물천장 등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조명은 희고 밝은 주광색 대신 눈부심을 줄인 주백색으로 설치되는데 이 또한 요즘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안방 욕실 세면대는 파우더룸 겸용 건식으로 마련돼 5성급 호텔 느낌을 냈다. 주방 수전은 분수처럼 물을 분사하는 것으로 유명한 독일 명품 브랜드 한스그로헤 제품이 설치된다. 전기 쿡탑 등 일부 가전 외에 주방 미드웨이 엔지니어드 스톤과 바닥 타일 및 강마루(99㎡ 타입은 원목마루) 등 특화 내장재 대부분이 무상 제공된다. 방문객들 사이에서 “디자인을 잘 뽑았다”는 말이 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DK아시아 관계자는 “공정률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후분양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부실시공 위험이 낮을뿐더러 입주를 앞두고 가장 최신 평면과 인테리어가 적용돼 입주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근 도시개발사업과 ‘한 몸’, 대형 공원 공유할 것
왕길역 로열파크씨티가 공개되기 전부터 가장 기대를 모았던 부분은 조경과 커뮤니티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와 마찬가지로 ‘리조트’ 콘셉트하에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조경을 맡았기 때문이다. 차이점은 4805가구 규모 검암역 로열파크씨티가 자체적인 ‘리조트시티’를 이루고 있다면, 왕길역 로열파크씨티는 인접한 DK아시아 개발 단지들과 함께 ‘리조트 신도시’의 일환으로 개발됐다는 점이다.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견본주택 84㎡ 타입 주방 모습. 사진=민보름 기자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견본주택 84㎡ 타입 주방 모습. 사진=민보름 기자
왕길역 로열파크씨티는 이름 그대로 인천2호선 왕길역과 인접한 검단3구역 도시개발사업 내 9-1블록에 지어지고 있다. 검단3구역 내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서쪽에는 향후 3000여 가구 단지가 추가로 개발될 계획이다. 두 단지 사이 공간에는 ‘로열 센트럴 파크’라 불리는 약 800m 길이 녹지축이 조성되고 있다. 이곳에 이미 상당 부분 작업이 진행된 235m 길이 유럽식 중앙정원은 대형 분수와 조각상, 둥근사철로 꾸며졌다. 단지 내에는 단지를 가로지르는 수경공원인 커널웨이와 2개소의 티하우스를 연결하는 스카이워크, 140m를 순환하는 황톳길 등이 조성될 예정이며 커뮤니티 시설로는 인천 최초로 복층형 실내 골프장과 프리미엄 영화 상영관, 테라스형 스카이라운지 등이 생긴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에 이어 입주민을 위한 3식(아침·점심·저녁)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 같은 도시개발사업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계획적인 도시개발이 필요한 지역 내 토지를 수용, 또는 환지해 개발하는 방식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택지개발사업과 달리 민간 시행자가 추진할 수 있다. 토지이용계획에 따라 블록별로 주거, 상업, 유통 등 필요한 시설이 조성된다는 점에서 공공 택지사업과 유사하다. 현재 DK아시아는 검단3구역(4533가구)뿐 아니라 인접한 한들3구역(8200가구), 왕길1구역(4714가구), 검단5구역(3963가구) 등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총 2만1313가구 주거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DK아시아는 강제 수용방식이 아닌 협의매수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공공보다 사업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있다. 이들 도시개발구역은 연결녹지와 스카이브리지를 통해 연계되며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유럽식 정원 등 특화 조경과 황금선이 그려진 건물 외관, 자체적으로 개발한 포도 형상의 ‘오브제폴’ 가로등 등 일관된 디자인도 선보인다.

DK아시아 관계자는 “신도시는 각 블록을 다른 시행사, 시공사들이 개발하고 인프라는 공공기관이 구축하기 때문에 단지별 통일성이 없고 초기 입주 시기와 인프라 완성 시기가 달라 입주민들이 고생하는 사례가 많다”며 “DK아시아는 일대 도시개발구역에 ‘로열파크씨티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는 한편, 이번 리조트신도시의 시범단지인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입주민을 위한 맞춤형 인프라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K아시아는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입주민의 교통 편의를 위해 단지에서 광역버스 정류장과 공항철도 검암역 정류장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5년간 무상 지원할 계획이다. 단지가 아라뱃길과 가까운 만큼 김포 아라마리나에서 출발하는 국내 최대 크기 유럽형 요트 탑승 서비스와 탑승 장소까지 오가는 리무진 서비스도 제공한다. 단지가 위치한 검단3구역 내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부지가 있어 교육 인프라도 확충될 예정이다.

현재 인천2호선뿐 아니라 공항고속도로, 공항철도 등을 통해 인천 전역과 서울 강서(마곡), 검단, 김포 등 인접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한 상태다. 향후 9호선 직결계획에 따라 공항철도 검암역으로 9호선이 정차하면 강남까지 빠른 이동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이 밖에 인천2호선 고양 연장(예정)이 실현될 경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이용 또한 가능해지며, 중봉터널(2026년 착공 예정) 완공 후에는 앞으로 스타필드, 아산병원이 조성되는 청라국제도시까지 이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