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총액 2조원 이상 환경정보 공시 의무화 영향
환경 공시 확대되고 성과 개선 눈에 띄어

서스틴베스트 ESG 평가 AA 등급 명단. 사진 : 서스틴베스트
서스틴베스트 ESG 평가 AA 등급 명단. 사진 : 서스틴베스트
국내 기업의 환경정보 공시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담 조직이 안정화되어 공시 대응 여력이 생기고 2조원 이상 상장사의 환경정보공개 의무화가 반영되면서다. 일부 기업은 온실가스 감축 등 구체적인 환경 성과를 올리는 등 ESG 경영을 고도화하는 모습이다.

15일 ESG 전문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하반기 기업 ESG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하반기 평가에서 대기업 중 AA 등급을 받은 곳은 BGF리테일, DB하이텍, KCC글라스, LG생활건강, 네이버, SK텔레콤, 신한지주,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등 9곳이다. 서스틴베스트는 AA부터 E까지 7개 평가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신한지주는 2019년부터 최우수(AA) 기업에 올랐으며 SK텔레콤은 2022년 하반기, 네이버와 현대홈쇼핑은 2023년 상반기 평가에서 최우수 기업에 편입했다. 서스틴베스트 측은 BGF리테일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에너지 및 용수 사용 절감 성과가 뚜렷하고 협력사 대상 안전보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DB하이텍은 자원 사용 절감, 오염물질 배출 저감 목표를 수립하고 공정거래 중요성에 대한 임직원 교육을 확대, KCC글라스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프레임워크 도입을 통해, LG생활건강은 친환경 인증 추가 획득과 협력업체 품질 향상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 현대백화점은 자원 사용 절감 성과 개선으로 ESG 평가 등급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평가에서는 특히, 환경 영역과 사회 영역에서의 성과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의 성과 개선이 뚜렷했으며 5000억원 이상 2조원 기업도 성과가 소폭 향상됐다. 5000억원 미만 기업은 비교적 성과 개선이 저조했다.

이와 관련 서스틴베스트 관계자는 "2조원 이상 기업이 중심이던 ESG 경영 활동이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 기업으로 확대되며 ESG 경영활동을 하는 기업과 아직 고려하지 않는 기업이 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 성과와 관련해서는 자원 사용 절감 성과와 오염물질 배출 저감 성과가 크게 개선됐다고 봤다.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개정에 따라 2022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환경정보공개 의무화가 이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평가 대상 기업 중 에너지 사용과 용수 사용 폐기물 배출, 온실가스 배출을 공시한 기업의 수는 전기 대비 각각 6.2%, 6.1%, 7.6%, 5% 증가했다.
신규 및 일반 지주사 제외 서스틴베스트 962개 평가 대상 기업의 환경 공시 및 성과 개선 비율. 사진 : 서스틴베스트
신규 및 일반 지주사 제외 서스틴베스트 962개 평가 대상 기업의 환경 공시 및 성과 개선 비율. 사진 :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이번 하반기 평가에서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환경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자원 사용 절감과 오염물질 배출 저감 성과 관리에 돌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금융위원회의 ESG 공시 의무화 일정 연기에도 기업들이 이미 외부 이해관계자 요구에 따라 공시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스틴베스트는 이번 평가 결과 발표와 함께 기업 ESG 평가 결과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등급 확인 서비스를 출시했다. ESG 평가 등급 및 등급확인서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ESG 성과를 직관적으로 이해관계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스틴베스트는 국내 3대 ESG 평가기관으로 매년 1000여개 상장 기업에 대해 ESG 관리 수준을 두 차례 평가해 발표하고 있다. 기업 규모를 반영하기 위해 대상 기업은 2조원 이상과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 5000억원 미만으로 차등해 평가 점수를 산출하고 있다.